스쿨존은 ‘주차존’… 어른 편하려다 아이 다친다

스쿨존은 ‘주차존’… 어른 편하려다 아이 다친다

입력 2020-05-05 22:26
수정 2020-05-06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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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폐지 대상’ 스쿨존 노상 주차장 가보니

줄지은 차에 성인들도 도로 위 상황 안 보여
유치원 앞 아이들 위험천만한 보행 환경 여전
서울시, 올해 안에 노상 주차장 48곳 없애기로
일부 주민 “학교 200m 거리인데 없애야 하나”
‘거주자 우선’ 지역도 폐지되면서 불만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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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3동 영중유치원 앞 스쿨존 내 노상주차장에 차들이 주차돼 있다. 서울시는 ‘민식이법’ 시행에 따라 이 주차장을 당장 폐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영등포구는 올 상반기 주차장 사용권을 배당해 오는 7월 1일에나 폐쇄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3동 영중유치원 앞 스쿨존 내 노상주차장에 차들이 주차돼 있다. 서울시는 ‘민식이법’ 시행에 따라 이 주차장을 당장 폐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영등포구는 올 상반기 주차장 사용권을 배당해 오는 7월 1일에나 폐쇄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중유치원 앞 6면짜리 노상주차장. 지난 2월 서울시가 즉시 폐지하겠다고 밝힌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내 주차장이다. 보도를 사이에 두고 유치원 입구와 맞닿아 있는 이 주차장엔 차량 5대가 세워져 있었다. 주차장 바로 옆 4차선 도로에서는 차들이 굉음을 내며 질주하고 있었다. 그러나 노상주차장에 주차된 차량 때문에 성인도 도로 위 차량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영중유치원과 도보로 20분 거리인 은하유치원 앞 노상주차장도 마찬가지였다. 즉시 폐지 대상이지만 아직도 차량 6대가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은하유치원 인근에서는 주차구역이 아닌 곳에 주정차된 차량도 눈에 띄었다. 어린이들이 위험천만한 상황 속에서 생활해야 한다는 뜻이다. 영등포구 관계자는 “노상주차장을 6개월 단위로 주민들에게 배정하고 있어 지난해 10월 이미 배정을 끝낸 상태”라며 “배정 기간이 종료되는 7월에 영중·은하유치원을 포함한 스쿨존 내 7개 노상주차장을 전부 폐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동의초등학교 인근 노상주차장 17면은 최근 즉시 폐지됐다. 동의초에서는 약 200m 떨어진 곳이지만 인근에 경원·영화유치원 등이 있어 아이들의 통행이 잦은 곳이다. 4일 찾아간 동의초 노상주차장은 이미 주차구역을 표시하기 위해 칠해져 있던 하얀 페인트가 지워져 있었다.

서울시는 스쿨존 내 교통사고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민식이법’ 시행을 앞두고 지난 2월 시내 스쿨존에 설치된 노상주차장 48곳 417면을 올해 안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영중유치원, 동의초 등 7곳은 즉시 폐지 대상이다. 노상주차장은 지역 거주민들의 주차난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대부분 거주자 우선 주차구역인 스쿨존 내 노상주차장이 폐지되면서 주민들의 민원도 속출하고 있다. 동의초 인근에서 만난 주민은 “초등학교와 노상주차장이 200m나 떨어져 있는데 주차장을 없앨 필요가 있느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광진구청 관계자는 “거주하던 분들이 쓰던 주차장이 없어지면서 그에 따른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며 “주차장을 폐지하는 대신 제공할 공간도 마땅치 않아 더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등포구청 관계자도 “주차장 개방사업을 도입해 일부 주차난을 해소하고 있지만 모든 주차 공간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토로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노상주차장 차량 때문에 차량 운전자나 키가 작은 어린이가 서로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면서 “예산 부담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노상주차장을 공용 지하주차장으로 대체하는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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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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