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4월 개학… 긴급돌봄 이용 급증
집단 감염 우려에 등교 꺼리던 학부모들“남편도 나도 더는 연차 쓸 상황이 안 돼”
“집에 갇혀 스마트폰만 보는 아이도 걱정”
온라인커뮤니티 등 긴급돌봄 문의 급증
일시적 육아휴직·재택근무 확대 등 필요
정부가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일을 다음달 6일로 연기한 17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긴급돌봄 교실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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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교육부가 초·중·고교의 개학을 4월 6일까지 2주 더 미루면서 육아 부담에 지친 맞벌이 부모들은 긴급돌봄 신청을 고민하는 분위기다. 초반에는 집단감염 등 우려로 긴급돌봄도 꺼리는 학부모가 많았다. 하지만 개학이 연기된 지난 3주간 연차를 내거나 가족과 친인척 등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해 온 육아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토로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둔 워킹맘 지모(41)씨는 “남편도, 나도 계속 연차를 쓸 수는 없어 어쩔 수 없이 최근 긴급돌봄을 신청했다”며 “초반보다 긴급돌봄에 다니는 아이가 늘어났고, 개학이 또 연기돼 아마 더 늘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등 아이 셋을 키우는 김모(41)씨 역시 “개학 연기로 재택근무 연장 신청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당장은 긴급돌봄을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연장이 안 되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개학 연기로 학교에 가지 못한 초등학생들이 이날 서울 송파구의 한 가정집에서 에듀넷 e학습터(17개 시도 통합 초·중등 온라인 학습 서비스)로 공부하는 모습.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학교는 물론 학원들도 휴원을 이어 가면서 고학년 학부모들은 “집에만 갇혀 있는 아이들이 걱정”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6학년 아이를 둔 박모(52)씨는 “아이가 좀 커서 혼자 있는 건 그리 걱정스럽지 않지만 집에 틀어박혀 매일 휴대전화만 붙잡고 있어 고민”이라며 “개학을 연기하는 게 맞긴 하지만 학업 공백에 대한 걱정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이세원 강릉원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이 방치돼서는 안 되므로 긴급돌봄은 확대되는 것이 맞다”며 “정부는 초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가정에서 일시적 육아휴직을 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재택근무를 한시적으로 의무화하는 등 근무의 유연성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2020-03-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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