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마스크 왜 없나 했더니… ‘매크로’ 돌려 싹쓸이

인터넷에 마스크 왜 없나 했더니… ‘매크로’ 돌려 싹쓸이

이성원 기자
이성원 기자
입력 2020-03-05 22:06
수정 2020-03-06 05:37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지인 아이디 빌려 9500장 통째로 구입

유통질서 교란 72건 적발·151명 검거
압수한 마스크 639만장 공적 판매키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영향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의 한 마스크 판매업체 물류창고에서 정부합동조사단이 매점매석을 단속하고 있다. 2020.2.6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 영향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6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의 한 마스크 판매업체 물류창고에서 정부합동조사단이 매점매석을 단속하고 있다. 2020.2.6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가 귀해지자 폭리를 취할 목적으로 대량의 마스크를 숨긴 양심 없는 업자들이 덜미를 잡혔다. 또 국내 주요 전자상거래 사이트에서 자동화 컴퓨터 프로그램, 일명 ‘매크로’를 사용해 마스크를 싹쓸이한 사례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대 남성 A씨는 지인 8명에게 전자상거래업체인 B사 아이디를 빌린 뒤 매크로를 동원해 마스크 9500장을 싹쓸이한 것으로 파악됐다. B사에서는 컴퓨터 1대와 아이디 1개당 구매할 수 있는 수량을 제한하고 있었지만 매크로를 돌려 이런 제한조치를 무력화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A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업계에서는 A씨 이외에도 100여명이 이 같은 방식으로 마스크를 싹쓸이해 시장을 교란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 맘카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마스크를 대량으로 판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판매 사기 단속도 강화했다. 현재 2970건을 내사 또는 수사 중이며 이 가운데 93건을 적발해 24명을 검거하고 18명을 구속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SNS에서 마스크 4만 3000장을 팔겠다고 속인 뒤 피해자들에게 약 1억 1000만원을 가로챈 피의자를 구속했다. 제주지방경찰청도 SNS를 통해 마스크 구매자를 모집한 다음 피해자 4명에게 1억 7000만원을 뜯어낸 피의자를 구속했다.

한편 경찰청은 지난달 28일부터 마스크 유통질서 교란 행위를 단속한 결과 사재기 행위 등 총 72건을 적발하고 151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 782만장의 마스크를 찾은 경찰은 불량품과 비인증 제품을 제외한 639만장을 농협, 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정상 유통시켰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20-03-06 9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추계기구’ 의정 갈등 돌파구 될까
정부가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 구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 기구 각 분과위원회 전문가 추천권 과반수를 의사단체 등에 줘 의료인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한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의사들은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 없이 기구 참여는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추계기구 설립이 의정 갈등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그렇다
아니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