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실패하자 피해자 협박하려 주문…경찰 “일당 소재 파악 중”
닭강정 30인분 사건
애초 20대인 피해자가 닭강정 거짓 주문자들에게 고등학교 때부터 괴롭힘을 당해 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경찰 조사 결과 학교 폭력과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사건 피해자 A 씨는 최근 대출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해당 대출 사기 일당을 만났다.
A 씨는 이들과 일주일 동안 찜질방 등에서 함께 지내며 대출을 받기 위해 재직 증명서를 위조하는 방법 등에 대해 전해 들었다.
A 씨는 지난 24일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에 찾아갔으나 문서를 위조해야 한다는 사실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달아났고, 대출 사기 일당은 이를 앙갚음하려고 피해자 집 주소로 닭강정을 거짓 주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직후 경찰에 대출 사기 피해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33만원 닭강정 거짓 주문’ 사건은 지난 24일 성남시 분당구의 한 닭강정 가게 업주 B 씨가 인터넷 ‘클리앙’에 제보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B 씨는 해당 글에서 “단체 주문을 받아서 배달하러 갔는데 주문자의 어머님이 처음엔 안 시켰다고 하다가 주문서를 보여드리니 ‘아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데 가해자들이 장난 주문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머님은 ‘매장에 피해를 줄 수는 없으니 전액 결제는 하겠지만, 먹을 사람이 없어 세 박스를 빼고 나머지는 도로 가져가 달라’고 하더라”라며 “저희도 바쁜 와중이라 경황이 없어 일단 결제를 하고 강정 세박스 등을 드렸다”고 설명했다.
B 씨가 올린 게시글은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확산하면서 많은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피해자 측의 카드 결제를 강제 취소했다는 B 씨는 이날 닭강정을 거짓 주문한 주문자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 사건은 당초 20대인 피해자가 닭강정 거짓 주문자들에게 고등학교 때부터 괴롭힘을 당해 온 이른바 학교 폭력 사건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학교 폭력 의혹이 불거진 것은 종업원과 피해자 A 씨의 어머니가 나눈 대화 과정에서 비롯된 오해 때문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대출 사기 일당의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