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우리의 미래… 중국인들이 먼저 손 내밀어야”

“홍콩은 우리의 미래… 중국인들이 먼저 손 내밀어야”

입력 2019-11-21 23:06
수정 2019-11-22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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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유학생 “한국 민주화운동 감동받아…중국인들 홍콩 시위, 국가 독립으로 오해…사법·정치적 자유, 중국 위해서라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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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열린 ‘홍콩 운동: 연대가 중요하다’ 공개 포럼. A씨는 이날 포럼에서 “중국 학생이 먼저 홍콩 시민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열린 ‘홍콩 운동: 연대가 중요하다’ 공개 포럼. A씨는 이날 포럼에서 “중국 학생이 먼저 홍콩 시민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젠가는 중국도 민주화를 위해 일어설 겁니다. 홍콩 시위는 폭력 사태가 아닌 중국의 미래인 셈이죠.”

대학가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와 현수막을 두고 한중 학생 간 충돌이 격화된 가운데 국내 중국 유학생 사이에서 “홍콩 시위를 오히려 지지해야 한다”는 용기 있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본토 중국인이 먼저 홍콩인에게 손을 내밀어 연대한 뒤 정부가 강경 진압을 멈추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자성이다.

고려대 유학생인 중국인 A(23)씨는 지난 20일 학교 안에서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홍콩의 자유와 민주화는 중국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학생들의 홍콩 지지를 방해하는) 중국 학생들이 부끄럽다”는 그는 “대자보를 찢거나 다른 학생들과 언쟁하는 몇몇 때문에 ‘중국인들은 모두 저렇지’라는 잘못된 생각이 퍼질까 봐 두렵다”고 밝혔다.

A씨는 “홍콩이 외치는 독립은 중국으로부터 국가로서 독립하겠다는 게 아니라 사법·정치적 독립을 하겠다는 건데 중국인이 이를 잘 모른다”면서 “홍콩은 100년 넘게 서구 영향을 받았는데, 보통선거를 원하는 게 사치스러운 요구냐”고 말했다.

A씨가 홍콩의 자유와 민주주의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어렸을 때 대만을 여행한 경험 때문이다. 그는 “당시 대만에서 입법원(국회) 선거가 있었는데, 공산당 1당 체제인 중국과 다른 세상이 있다는 걸 처음 깨달았다”며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에선 남들과 다른 생각은 배척된다”고 비판했다. A씨는 이어 “유학하면서 한국의 민주주의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며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 ‘1987’은 한국 역사를 더 공부하는 데 큰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A씨는 사태를 해결하려면 중국인이 먼저 홍콩인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는 “홍콩 시민들은 자신뿐 아니라 중국인들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있다”면서 “중국 학생이 귀를 열고 왜 홍콩인이 시위에 나서는지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2019-11-22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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