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홍콩 시민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표시하기 위해 서울대학교 교내에 설치됐던 ‘레넌 벽’ 일부가 훼손되어 있다. 홍콩 시민들에게 보내는 응원 문구를 포스트잇에 적어 부착할 수 있도록 해 둔 전지 두 장 중 한 장이 사라졌으며, 일부 찢어진 가장자리만 남아 있는 상태다. 2019.11.18 연합뉴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은 “18일 오전 레넌 벽 일부가 훼손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홍콩 시민을 향한 응원 문구를 적어 붙인 전지 한 장이 찢어진 채 사라졌다고 밝혔다. 학생모임 측은 “오는 19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일 서울대 중앙도서관 건물 한쪽에 레넌 벽을 설치했다.
14일 서울 성동구 한양대 인문관에서 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에브리타임’(대학생 커뮤니티)에는 “중국인들이 위챗 단톡방에 한 말”이라며 자신을 홍콩 유학생이라고 소개한 이용자가 대화 내용을 캡처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해당 캡처에는 “외대에도 홍콩 지지하는 대자보가 붙기 시작했나”, “본다면 찢으면 된다” 등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외대에서는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에 대해 ‘정신병’, ‘기생충’ 등 표현을 쓰며 비난하는 게시물이 붙었다가 철거되기도 했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과 홍콩유학생들이 18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정문 앞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를 열고 홍콩 정부의 국가폭력을 규탄하고 있다. 2019.11.18 뉴스1
홍콩 시위는 홍콩 정부가 ‘범죄인 인도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촉발됐다. 이 법안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한다. 홍콩 시민은 중국 정부가 홍콩 내 반중국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송환하는 데 이 법안을 악용할 것을 우려해 지난 3월 말부터 반대 시위를 시작했다. 중국 지도부가 홍콩 시위대에 대한 강경 대응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달 들어 체포된 시위자만 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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