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교수 “위안부 연구자들, 민족주의적 거짓말“…학생회 강력반발

한양대 교수 “위안부 연구자들, 민족주의적 거짓말“…학생회 강력반발

이하영 기자
입력 2019-11-01 16:38
수정 2019-11-0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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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손에 ‘표현의 부자유전’ 팸플릿이 들려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비롯해 그동안 일본에서 외압으로 전시되지 못했던 작품을 모은 전시는 사흘 만인 지난 3일 중단됐다. 나고야 연합뉴스
4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시 아이치현문화예술센터 8층에 전시된 ‘평화의 소녀상’ 손에 ‘표현의 부자유전’ 팸플릿이 들려 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을 비롯해 그동안 일본에서 외압으로 전시되지 못했던 작품을 모은 전시는 사흘 만인 지난 3일 중단됐다.
나고야 연합뉴스
한양대 한 한국계 미국인 교수가 강의 중 “위안부 연구자들은 민족주의적 거짓말쟁이”라는 등의 발언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들은 강력히 반발하며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3년 전에도 위안부 비하 발언으로 단과대학 차원의 경고를 받았다.

1일 한양대 모 학과 학생회에 따르면 A교수는 이번 학기 전공수업에서 “위안부를 연구하는 한국 역사학자들은 정량적 연구를 활용하지 않고 5∼10명의 최악 사례에 주목해 전체 위안부를 일반화한다”며 “민족주의적 거짓말쟁이”라고 말했다. 또한 “위안부와 같은 민감한 주제에 관해 이야기하려면 그 수가 몇이었는지, 그중 좋지 못한 대우를 받은 수는 몇인지를 밝히라”라고도 했다.

A교수는 친일 논란을 빚은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 등의 저서 ‘반일 종족주의’를 수업시간에 인용하며 “한국 사학자들이 민족주의에 기반해 조작해낸, 진짜 현실이 아닌 ‘합의된 현실’에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오는 책”이라고 호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학과 학생회는 지난달 30일 대자보를 통해 “반성의 태도와 개선의 의지가 없다”며 A교수에게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학생회는 영어로 진행된 강의 녹취록을 확보했으며 교내 인권센터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회는 “(문제가 불거지자) 교수가 면담을 통해 ‘다양한 방법론을 보여줘야 하는 강의에서 위안부에 대한 연구들을 단지 언급한 것뿐’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학문의 다양성을 내세우며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편향적 시각으로 인권 침해적 발언과 역사 왜곡을 정당화하고 있다”며 “강의라는 명분으로 정당화될 수 없는 피해자들에 대한 인권모독”이라고 반박했다.

한양대 측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며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자 면밀하게 조사하고 있고, 절차와 원칙에 따라 최대한 신속히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A교수는 2016년 자신의 위안부 관련 발언이 문제가 된 당시 단과대 학장의 구두경고를 받고 나서 이를 수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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