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비리근절 토론회 방해’ 한유총 前임원 4명 검찰 송치

‘유치원 비리근절 토론회 방해’ 한유총 前임원 4명 검찰 송치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9-10-11 22:24
수정 2019-10-1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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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유치원 실명 공개한 박용진 의원 주최 국회 정책토론회 무산시켜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 : 사립 유치원 회계부정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토론회 개최를 반대하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회원(사립유치원 원장)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왼쪽 사진). 한유총 회원들의 이야기를 박 의원이 듣고 있다. 2018.10.5 연합뉴스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최로 열린 ‘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정책 토론회 : 사립 유치원 회계부정 사례를 중심으로’에서 토론회 개최를 반대하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회원(사립유치원 원장)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왼쪽 사진). 한유총 회원들의 이야기를 박 의원이 듣고 있다. 2018.10.5 연합뉴스
사립유치원 회계비리와 운영비 횡령 등 각종 유치원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열린 정책토론회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임원들이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를 방해한 한유총 전 임원 4명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5일 국회에서 열린 ‘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소속 회원 300여명과 함께 집단행동을 벌여 토론회를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를 받는다.

당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립유치원 회계비리 사례를 소개하고 근절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토론회를 열었지만 이들은 국회 직원과 몸싸움을 벌여가며 토론회를 중단시켰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은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고 종로경찰서에서 해당 사건의 수사를 맡았다.

경찰 관계자는 “국회 토론회장에 진입한 한유총 회원들의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으로 수사 기간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비영리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주최로 20일 시청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비리 유치원 엄중 처벌과 국가회계시스템을 사립유치원에 도입할 것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비영리단체 ‘정치하는 엄마들’ 주최로 20일 시청역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시민들이 비리 유치원 엄중 처벌과 국가회계시스템을 사립유치원에 도입할 것 등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같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은 한유총 관계자 4명은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지난해 10월 박 의원은 2013~2017년 17개 시·도교육청 감사에서 비리 혐의로 적발된 유치원 명단을 공개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유치원은 전국적으로 1878곳, 비리건수는 595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대상 사립유치원 2058개 가운데 90%가 넘는 유치원에서 비리가 드러난 것이다.

비리 유치원들은 교비를 원장의 외제 승용차 유지비와 아파트 관리비로 사용하거나 술집 및 숙박업소에 이용했고 일부는 명품 가방과 성인용품을 구입한 사례도 적발돼 큰 파문을 일으켰다.

사립유치원은 해마다 누리과정에서 예산 등 2조원이 넘는 막대한 국민 세금을 지원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비리 유치원을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잇따랐고 학부모들은 투명한 회계시스템 도입과 철저한 관리·감독을 당국에 주문했다.
동탄 학부모 500여명 ‘비리 규탄’ 피켓 시위
동탄 학부모 500여명 ‘비리 규탄’ 피켓 시위 21일 경기도 화성 동탄의 사립유치원 학부모 모임인 동탄유치원사태 비상대책위원회가 동탄 센트럴파크 정문에서 ‘사립유치원 개혁과 믿을 수 있는 유아교육을 위한 집회’를 열고 유치원 비리 사태를 규탄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이 지역 학부모 500여명이 참석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그러나 한유총은 “사립유치원에 맞지 않는 회계·감사기준 탓에 비리라는 오명을 썼다”며 MBC 보도를 통해 박 의원이 공개한 ‘비리 사립유치원 명단’에 대한 실명 공개금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법원은 기각했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부(신종열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31일 “감사자료의 공개 자체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이 아닌 것으로서 신청인들의 명예를 중대하고 현저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한유총이라는 단체의 경우 이런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자격 자체가 없다고 명시했다.

재판부는 “한유총의 경우는 감사자료 내용 중 한유총의 비리나 비위에 관한 내용이 없고 자료 공개로 곧바로 한유총의 명예나 신용이 훼손되는 피해가 발생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당사자로서 자료 삭제를 청구할 권원(權原)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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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복 투쟁
상복 투쟁 사립유치원 설립자 및 원장들이 30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대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사립유치원장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는 4000여명(한유총 추산) 안팎의 설립자 및 원장들이 참석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기자회견 취소한 한유총
기자회견 취소한 한유총 비리 사립유치원 실명 공개와 관련해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치원 공공성 강화방안’이 발표된 25일 서울 용산구 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서 예정됐던 기자회견이 취소되자 유치원장들이 건물을 나가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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