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공사장 가설물 쓰러져 200가구 정전…폭우 뒤 노후주택 붕괴 70대 숨져
강풍에 쓰러진 가로등, 날린 지붕에 잇단 부상목욕탕 대형 유리창 깨져 인도 떨어지기도
주택 붕괴 와르르 1명 사망
제17호 태풍 ‘타파’가 북상 중인 22일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에 있는 한 2층 주택이 무너져 있다. 이 사고로 집 안에 있던 70대 여성이 매몰돼 숨졌다. 2019.9.21 연합뉴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22일 오전 6시쯤 부산 남구 대연동 한 공사장에 임시로 세운 가설물(비계)이 강풍에 쓰러지면서 전선을 건드려 일대에 정전이 발생했다. 주변 200여 가구에는 전기가 끊겨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한국전력공사는 긴급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벌써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전날 태풍의 영향으로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렸던 부산에서는 노후한 단독주택이 붕괴되는 바람에 70대 여성이 매몰돼 숨졌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10시 25분쯤 부산진구 부전동 한 2층 단독주택을 떠받치는 기둥이 붕괴해 주택 일부가 무너졌다.
이 사고로 주택 1층에 거주하는 A(72)씨가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하고 주택 잔해에 깔렸다.
경찰관과 소방대원 60여명이 무너진 주택 속에서 구조 작업을 펼쳤으나 좁은 진입로 때문에 중장비를 투입할 수 없어 손으로 구조 작업을 진행해야만 했고 A씨는 사고 9시간여 만인 22일 오전 7시 45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당시 “‘쿵’하는 소리가 나서 보니 주택이 무너졌다”는 목격자 신고가 접수됐다.
강풍에 박살난 목욕탕 대형 유리창
21일 오후 9시 51분께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한 목욕탕에서 가로 2?, 세로 1.5? 대형 유리창이 강풍에 깨져 인도로 떨어져 산산히 부서져 있다. 다행히 행인이나 지나가는 차량이 없이 인명피해는 없었다. 2019.9.22 [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또 오전 9시 55분에는 부산 수영구 한 아파트 자전거 보관소 지붕이 바람에 날려 행인 C(44)씨가 머리를 다쳤다.
같은 시간 사하구 감천동의 한 주택에서는 길이 15m 축대벽이 강풍에 넘어졌고, 남구 우암동 한 재개발구역에서 토사가 유출되고 철제구조물이 파손돼 경찰이 안전 조치에 나섰다.
곳곳에서는 강풍에 가로수나 가로등에 꺾이는 일들이 다수 발생했다.
이날 부산소방재난본부에는 오전 10시 30분 기준 가로수 넘어짐, 간판 탈락 등 11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오후 9시 51분에도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한 목욕탕에서 가로 2m, 세로 1.5m 대형 유리창이 강풍에 깨져 인도로 떨어졌다.
다행히 행인이나 지나가는 차량이 없이 인명피해는 없었다.
태풍 북상으로 침수된 울산 도로
제17호 태풍 ‘타파(TAPHA)’가 북상중인 22일 울산시 북구 상방지하차도 인근 산업로가 침수돼 차량들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거북이 주행을 하고 있다. 2019.9.22/뉴스1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이 부산에 가장 가까운 때는 22일 오후 10시로, 동남쪽 50㎞ 거리에 있을 전망이다.
태풍은 이날 정오 서귀포 남남동쪽 약 130㎞ 바다, 오후 6시 부산 남남서쪽 약 170㎞ 바다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23일 0시 부산 동북동쪽 약 140㎞ 바다, 같은 날 오전 6시 독도 동북동쪽 약 100㎞ 바다를 지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날 오전 7시 30분 현재 제주도와 남부지방에는 태풍 특보, 대부분 해상에는 풍랑 또는 태풍 특보가 내려진 상태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중형급 태풍인 ‘타파’에 북상해 오후 9시쯤 부산과 50㎞ 부근까지 근접할 예정”이라면서 “시속 125∼160㎞(초속 35∼45m)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돼 시설물 관리나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풍의 세기가 초속 20m의 경우 간판 등 물건이 날아다니고 사람이 제대로 걷기 힘들다. 초속 30m가 넘어가면 보행이 불가능하고 지붕이나 기왓장이 뜯겨 날아가며 가로수가 뽑혀 쓰러질 수 있어 피해가 클 수 있다.
[수정본] 태풍 ‘타파’ 제주 접근 거세지는 파도
22일 오전 서귀포 남쪽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는 제17호 태풍 ‘타파’의 영향으로 제주 서귀포시 법환해안에 거센 파도가 일고 있고 있다. 2019.9.22/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