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처제 살인사건 때 용의자 검거한 김시근 전 형사 회고
1986년부터 1991년까지 경기 화성 일대에서 10명의 여성이 살해돼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고 우리나라 범죄 사상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았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18일 특정됐다. 사진은 7차 사건 당시 용의자 몽타주 수배전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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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 처제 살인사건을 담당했던 김시근(62) 전 형사는 2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검거 당시 몽타주를 본 적이 있었는데 실제 A씨의 외모와 눈매가 달라 화성 사건의 용의자로 확신할 수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A씨를 검거해 직접 피의자 진술 조서도 받았는데, 그는 눈을 똑바로 뜨지 못하고 늘 시선을 아래로 향하고 말을 하는 특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공개한 용의자 몽타주에 기술된 A씨의 인상착의는 ‘(얼굴이) 갸름하고 보통체격’, ‘코가 우뚝하고 눈매가 날카로움’, ‘평소 구부정한 모습’이라고 표현됐다.
당시 경찰은 성폭행 피해를 가까스로 면한 여성과 용의자를 태운 버스운전사 등의 진술로 미뤄 범인은 20대 중반, 키 165∼170㎝의 호리호리한 체격의 남성으로 특정했다.
이 밖에도 경찰은 일부 범행 현장에서 채취한 용의자 정액과 혈흔, 모발 등을 통해 범인의 혈액형은 B형이라는 사실까지 밝혀냈으나, 결정적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사건은 결국 오리무중에 빠졌다.
김 전 형사는 “화성 수사본부에서도 연락이 와 대략적인 정보를 확인했는데, 혈액형 등이 달랐다”며 “A씨가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처제 살인 사건 증거 확보에 매진할 수 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A씨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폭력 등의 전과가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열등 의식에 의한 폭력성이 강한 사람이었다고 전했다.
A씨의 부인은 당시 경찰 조사에서 남편의 가정폭력과 성도착증으로 고통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실제로도 화성에서 태어나 30세가 되던 1993년 4월 아내의 고향인 충북 청주로 이사했다.
그는 1993년 12월 부인이 2살짜리 아들을 남겨두고 가출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듬해 1월 청주 자택으로 처제(당시 20세)를 불러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먹인 뒤 성폭행하고 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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