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일가족 사망은 생활고 끝에 남편이 가족 살해 후 자살

대전 일가족 사망은 생활고 끝에 남편이 가족 살해 후 자살

이천열 기자
이천열 기자
입력 2019-09-09 17:18
업데이트 2019-09-0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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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대전에서 발생한 일가족 4명 사망사건은 남편이 생활고 끝에 아내와 두 자식을 살해한 뒤 자살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남편 이모(44)씨의 유서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등을 토대로 이씨가 아내(33)와 딸(9), 아들(6)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인근 아파트 고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잠정 결론 냈다고 9일 밝혔다.

국과수 부검 결과 대전 중구 중촌동 모 아파트 이씨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아내와 두 자녀의 사인은 질식사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 3일 귀가한 뒤 4일 오전 8시 30분쯤 집을 나서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확보했다. 집을 나온 이씨는 아파트 주변을 배회하다 이날 오후 4시쯤 자택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인근 아파트 25층으로 올라가 투신 자살했다.

이씨의 옷 안 소지품에서 나온 유서에 ‘가족들이 집에 숨져 있으니 시신을 수습해 달라’고 적혀 있었다. 투신 아파트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이 유서를 보고 이씨의 자택을 찾아가 이불에 덮여 있는 아내와 아들·딸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씨 집 현관에는 월 3만 7000원인 우유 대금을 6개월 간 밀려 22만 2000원이 체납됐다고 통보한 고지서가 있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소규모 건축업을 하다 실패하면서 사채까지 얻어 쓸 정도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 사건이 사채업자의 극심한 변제독촉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이씨의 채무 상태와 함께 사채 이자가 법정 한도를 크게 초과하지 않았는지, 불법 추심은 없었는지 등을 정밀 조사한 뒤 이 부분이 드러나면 사채업자를 처벌하기로 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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