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아이 하루 1745원 흙식판”

“어린이집 아이 하루 1745원 흙식판”

이하영 기자
입력 2019-07-29 22:02
수정 2019-07-3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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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11년 동결된 급·간식비 인상을”

공공기관 최대 6391원 ‘금식판’ 3.7배 차
사진은 ‘부실 급식’으로 논란이 됐던 한 어린이집이 원생들에게 제공한 급식 모습. 서울신문 DB
사진은 ‘부실 급식’으로 논란이 됐던 한 어린이집이 원생들에게 제공한 급식 모습. 서울신문 DB
“제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하루 1745원으로 급식과 간식을 먹을 동안 공공기관 어린이집은 최대 6391원어치를 먹었습니다. 금식판, 흙식판이 따로 있는 현실이 아이들 잘못입니까?”

만 5세 자녀를 키우는 엄마 김정덕씨는 29일 국회 정문 앞에서 11년째 동결된 표준보육료 급·간식비를 인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과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표준보육료 관리에 책임을 다하지 않고 비정상적으로 낮은 유아들의 급식 수준을 방치했다며 규탄했다.

정부가 지급하는 표준보육료에 포함된 어린이집 급·간식비는 ‘하루 1745원’으로 책정돼 있다. 물가상승률이나 최저임금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은 채 2009년부터 동결 상태다. 부족한 식비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지원금을 내 충당하기 때문에 어린이집이 속한 지역이나 소속 기관에 따라 급·간식의 수준 차이가 현격했다.

실제 보육 현장에서는 급식의 빈부 격차가 심각하다고 하소연 한다. 전국 243개 지자체 중 85곳에서는 중앙정부가 주는 예산 외에 따로 지원금을 편성하지 않아 어린이집 아이들은 하루 1745원 안에서 급·간식을 해결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정치하는 엄마들이 공개한 ‘전국 300여 공공기관 직장어린이집 급·간식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청 직장어린이집은 6391원, 광주 서구청 5000원, 서울 종로구청 4940원, 서울 중구청 4878원, 국방부 4848원 등 표준보육료 급·간식비와 크게는 3.7배까지 비싼 음식을 먹고 있었다. 김미숙 정치하는 엄마들 회원은 “서울시청 직장어린이집의 6391원짜리 밥이 미움의 대상이 되는 사회가 아닌, 다른 어린이집 급·간식비의 기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내년도 보육사업 급·간식비 하한선을 최소 1.5배 인상(2617원)하라고 촉구했다. 정치하는 엄마들 등은 기자회견 때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아이들은 보릿고개 넘는데 국회의원의 오늘 점심은 얼마짜리냐. 밥이 넘어 가시느냐”고 꼬집기도 했다.

설혜영 서울 용산구의회 정의당 의원은 “정부가 숫자놀음할 동안 아이들은 말도 안 되는 식판으로 밥을 먹어왔다. 당장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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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9-07-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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