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7개월 딸을 일주일 가까이 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비정한 부부가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사계는 7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1·사망)양의 부모 B(21)씨와 C(18)양을 구속했다.

이종환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B씨 부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부장판사는 10대인 C양에 대해서는 “(형법상) 소년이지만 구속해야 할 부득이한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B씨 부부는 지난달 25일부터 같은 달 31일까지 6일간 인천시 부평구의 한 아파트에 생후 7개월 딸A양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부부는 숨진 아이가 지난 2일 오후 7시 45분쯤 숨진 채 외할아버지에 의해 처음 발견된 뒤 받은 최초 참고인 조사에서 “지난달 30일 아이를 재우고서 마트에 다녀왔는데 딸 양손과 양발에 반려견이 할퀸 자국이 있었고, 다음날 숨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 이는 거짓말로 드러났다.

B씨는 아이를 방치한 지 엿새 만인 지난달 31일 오후 4시 15분쯤 자택인 해당 아파트에 들어가 딸이 숨져 있는 것을 확인하고도 그대로 두고 15분 만에 다시 집을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C양도 같은 날 오후 10시 3분쯤 집에 들어갔다가 숨진 딸을 그대로 놔두고 10분 만에 다시 밖을 나섰다.

A양은 외할아버지에 의해 처음 발견될 당시 아파트 거실에 놓인 종이상자에 담겨 있었다.

A양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위·소장·대장에 음식물이 없고 상당 기간 음식 섭취의 공백이 있었다”면서도 “사인이 아사(굶주림에 의한 사망)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지난 5일 오후 9시 50분쯤 부평구의 한 길거리에서 B씨 부부를 긴급체포하고 다음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C양은 긴급체포된 뒤 경찰 추가 조사에서 “평소 아이 양육 문제뿐만 아니라 남편의 외도와 잦은 외박 문제로 다툼이 많았다”면서 “서로가 돌보고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각자 집을 나갔다”고 털어놨다.

경찰 관계자는 “집에 함께 있던 반려견에 의한 쇼크사의 가능성도 열어두고 사인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사망 원인은 국과수의 최종 부검 결과가 나온 뒤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