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서 돈 떼먹으면 ‘코가’라 불러”

“인도네시아서 돈 떼먹으면 ‘코가’라 불러”

기민도 기자
입력 2019-03-20 22:22
수정 2019-03-21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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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민단체·인니 노조 같은 날 집회…봉제공장 수십억 체불 사장 처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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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권네트워크가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인 기업주가 임금을 체불하고 국내로 돌아온 인도네시아 봉제공장 SKB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기업인권네트워크 제공
기업인권네트워크가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인 기업주가 임금을 체불하고 국내로 돌아온 인도네시아 봉제공장 SKB 사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기업인권네트워크 제공
인도네시아에서 봉제공장 SKB를 운영하다가 밀린 임금과 퇴직금 등 수십억원을 떼어먹고 야반도주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김모(68) 사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한국과 인도네시아 양국에서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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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인력부(노동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SKB 노동자들의 모습. 기업인권네트워크 제공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인력부(노동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는 SKB 노동자들의 모습.
기업인권네트워크 제공
기업인권네트워크는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망간 한국기업주는 즉각 노동자 앞에 서라”고 요구했다. 공익법센터 어필 정신영 변호사는 “해외에 투자한 사장들은 잘못을 저질러도 현지의 정치적 불안정, 미비한 법제도, 해외 투자자 우대 조치 뒤에 숨는 경우가 많다”며 “때로는 현지를 떠나 한국으로 도피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현지에서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현지 노동자들은 한국 정부에 해결을 촉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김지림 변호사는 “기업인권네트워크에서는 해외에서 발생한 기업인의 불법행위와 관련해 사안에 따라 고소 혹은 고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현지노동단체 ‘LIPS’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임금체불과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지급 등의 문제가 있었던 한국 기업은 최소 20개였다. 류미경 민주노총 국제국장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차쿵 지역의 노동자들은 돈을 떼먹고 도망가는 파렴치한 짓을 하는 사람들을 ‘코가’(KOGA)라고 부른다”면서 “코가는 현지 한국봉제업체협회의 줄임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김 사장 같은 야반도주가 얼마나 횡행하는지 보여 주는 사례”라면서 “정부는 문제 기업과 기업인 리스트를 작성해 공개하고 제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전 인도네시아 섬유연맹노동조합(SPN) 등은 자카르타의 인도네시아 인력부(노동부)와 한국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했다. 이들은 “한국인 기업가들이 법을 어겨 가며 저지른 만행은 이제껏 한 번도 인도네시아 정부에 의해 처벌된 적이 없다”며 “인도네시아와 한국 정부는 퇴직금을 지불하지 않고 도피한 한국인 기업가들에 대해 즉각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사장은 노동자들의 임금과 사회보험료 명목으로 6억 5000만원(회사 측 계산)을 국내 은행에 예치해 둔 것으로 전해졌지만,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금액과 차이가 커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9-03-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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