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업무상 과실선박파괴, 해사안전법, 박 입출항 법률 위반 적용
영장실질심사 이송되는 러시아 선장
항로를 이탈해 부산 광안대교를 충돌한 러시아 화물선 씨그랜드호의 선장이 3일 오후 구속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부산해경 유치장에서 출감해 이송되고 있다. 2019.3.3 연합뉴스
5일 부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선장 S(43)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업무상과실선박파괴(요트 파손), 업무상과실치상(요트 승선원 상해), 해사안전법 위반(음주 운항) 등이다.
상당 부분 일반인에겐 낯선 바다 관련 법 규정이 적용됐다.
S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3시 40분께 혈중알코올농도 0.086% 상태로 배를 몰아 계류장에 정박 중이던 요트 등 선박 3척을 들이받은 뒤 광안대교 교각과 충돌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사고로 요트에 승선 중이던 항해사를 포함한 3명이 갈비뼈 골절 등 상처를 입었다. 또 요트 2척과 바지선, 그리고 광안대교 10∼11번 사이 교각 하판이 파손됐다.
우리 형법을 보면 업무상 과실선박파괴 경우 3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
업무상과실치상에서는 그 처벌이 5년 이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형이다.
음주 운항과 관련된 해사안전법 위반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게 돼 있다. 음주 운항은 3차례 적발 시 해기사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
해경은 씨그랜드호가 사고 당일 예선(예인선)을 쓰지 않아 선장에게 ‘선박의 입항 및 출항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추가했다.
이 법 적용을 받는 ‘부산항예선운영세칙’에 보면 부산항에 입·출항하는 국내외 선박에 상관없이 부두·계산 시설에 이·접안하거나 계류하고자 하는 1천t 이상 선박은 항만시설 보호와 선박안전을 위해 예인선을 사용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고 돼 있다.
선사 측이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을 변호인단으로 꾸려 대응에 나선 가운데 S씨 음주 운항이 사고에 미친 영향 등이 재판 과정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S씨가 사고 충격으로 술을 마셨다고 진술하자 ‘위드마크 공식’을 토대로 음주 시점이 운항 이전인 것으로 확인하고, 음주 운항이 이번 사고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인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은 당사자가 음주측정기에 숨을 내뿜는 방식이다. 피를 직접 뽑아 분석하는 채혈도 있다.
그러나 뺑소니 사건 등 시간이 오래 지나 통상적인 음주측정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위드마크 공식을 쓴다.
육상과 해상에서 같은 방식으로 진행된다.
위드마크 공식은 보통 사람 시간당 알코올 분해도가 0.008∼0.030%라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특정 시점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방식이다.
마신 술의 양, 알코올 도수, 알코올 비중, 체내 흡수율을 곱한 값을 남녀 성별에 따른 위드마크 계수와 체중을 곱한 값으로 나누면 특정 시점의 혈중알코올농도 추정치가 나온다는 것이 공식의 기본 원리다.
과학적 공식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술이 깬 이후 상황에서 혈중알코올농도를 추정한 결과다.
이 때문에 법원은 위드마크 공식을 이용한 수사결과를 유죄 증거로 채택할지 매우 까다롭게 따지는 편이다.
부산시 변호사회 한 관계자는 “선장 과실 등 해경이 적용한 혐의는 사고 영상 등으로 보아 명백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광안대교 파손에 따른 피해 규모가 천문학적 규모일 것으로 보여 피해보상 규모를 두고 벌어질 민사소송이 큰 이목을 끌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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