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찰관이 유착의 ‘고리역할’ 의심
버닝썬 직원,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폭행 수사는 조만간 마무리될 듯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각종 의혹 수사가 속도를 높이고 있다. 클럽 고객이었던 김모(29)씨가 “클럽직원과 경찰로부터 구타당했다”고 주장하며 불붙인 이 논란은 클럽 내 마약 유통, 업주와 경찰 간 유착 의혹 등으로 확산됐다. 버닝썬은 논란과 수사의 여파로 최근 영업을 중단하고 문닫았지만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버닝썬뿐 아니라 강남 일대 전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 중이다. 버닝썬 수사의 3가지 가지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정리했다.
●클럽-경찰 간 유착 의혹
경찰 수사에서 가장 더딜 것으로 예상됐던 경찰과 버닝썬 간 유착 의혹 수사가 오히려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의혹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김씨로부터 사건을 부적정하게 처리했다고 지목받은) 역삼지구대 경찰관이 클럽과 유착·뇌물받은 정황이 없는지 조사해달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찰이 과거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경찰관 등을 조사 중이며 이들 중 일부를 뇌물 공여·수수 혐의로 입건했다.
입건자 중 눈에 띄는 인물은 강모(44)씨다. 전직 경찰로 강남경찰서 근무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클럽과 경찰을 연결시켜준 고리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중고차 거래 및 이벤트 업체를 운영 중이다.
경찰은 버닝썬 측이 영업정지를 피하려고 강씨를 통해 경찰에 돈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살피고 있다.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8월 버닝썬 내 미성년자 출입 사건과 관련해 증거 부족으로 수사를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광역수사대는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과 클럽 관계자, 미성년자의 어머니 등을 상대로 수사 과정과 사건 처리 경위 등 전반적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선상에 오른 경찰관들은 강남경찰서 소속”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관련자 인원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직 현직 경찰관 가운데 입건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클럽 내 마약 유통 여부
버닝썬 내 마약 유통 의혹은 이 클럽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서 제기했다. “VIP룸에서 마약 투약과 성폭행이 이뤄졌다”거나 “생수에 하얀색 가루를 타서 마시고 코를 풀었다”는 등의 목격담이 온라인 공간에 퍼지면서 의혹을 키웠다. 클럽 측은 마약 투약과 성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이후 진행된 경찰 수사에서도 버닝썬이 손님들에게 조직적으로 마약을 공급한 정황은 잡히지 못했다. 하지만, 버닝썬 직원 등이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는 포착됐다. 서울 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버닝썬 직원 A씨를 22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다수의 마약류를 투약·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한 구속 만료 기한이 도래해 오늘 안으로 검찰에 송치한다”며 “다만 송치가 됐다고 해서 수사가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마약 유통 경로를 상세히 파헤칠 방침이다.
경찰은 또 버닝썬에서 손님을 유치하고 클럽에서 수수료를 받는 MD로 활동한 중국인 여성 B씨(일명 ‘애나’)의 마약 투약·유통 의혹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결과가 나오는 대로 추가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B씨의 투약 여부를 밝히기 위해 B씨의 머리카락과 주거지에서 확보한 흰색 가루 등을 국과수에 보내 정밀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폭행 의혹
버닝썬 사건의 발단이 된 폭행 의혹은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수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남경찰서 소속 역삼지구대 경찰들이 연루된 사건인데 이 경찰서에서 수사하는 게 맞느냐”고 문제제기했지만 경찰은 “수사를 맡지 못할 제척 사유가 없다”며 강남서에 계속 사건을 맡겼다.
김씨와 버닝썬 클럽 직원들, 경찰이 맞물려 있는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CCTV 촬영 시점 등에 따라 해석이 엇갈린다.
경찰은 폭행 의혹 관련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할 계획이다. 조만간 기소 또는 불기소 여부를 정해 검찰에 송치하면 사건을 경찰의 손을 떠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버닝썬 직원,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
폭행 수사는 조만간 마무리될 듯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직원이 여성 고객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버닝썬 CCTV 폭행 영상 캡처. 연합뉴스
●클럽-경찰 간 유착 의혹
경찰 수사에서 가장 더딜 것으로 예상됐던 경찰과 버닝썬 간 유착 의혹 수사가 오히려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의혹은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김씨로부터 사건을 부적정하게 처리했다고 지목받은) 역삼지구대 경찰관이 클럽과 유착·뇌물받은 정황이 없는지 조사해달라”는 글이 올라오면서 불거졌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경찰이 과거 버닝썬의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혐의 처리한 사건과 관련해 전·현직 경찰관 등을 조사 중이며 이들 중 일부를 뇌물 공여·수수 혐의로 입건했다.
입건자 중 눈에 띄는 인물은 강모(44)씨다. 전직 경찰로 강남경찰서 근무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클럽과 경찰을 연결시켜준 고리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재 중고차 거래 및 이벤트 업체를 운영 중이다.
경찰은 버닝썬 측이 영업정지를 피하려고 강씨를 통해 경찰에 돈을 건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 흐름을 살피고 있다.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8월 버닝썬 내 미성년자 출입 사건과 관련해 증거 부족으로 수사를 종결하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광역수사대는 당시 사건을 담당한 경찰관과 클럽 관계자, 미성년자의 어머니 등을 상대로 수사 과정과 사건 처리 경위 등 전반적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선상에 오른 경찰관들은 강남경찰서 소속”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관련자 인원 등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직 현직 경찰관 가운데 입건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강남 클럽 ‘버닝썬’ 압수수색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4일 오후 성폭행?마약 사건 의혹과 관련해 서울 강남구의 유명 클럽 ‘버닝썬’과 유착 의혹 관련 강남경찰서 역삼지구대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취재진들이 대기하고 있는 버닝썬 클럽 모습. 2019.2.14 연합뉴스
버닝썬 내 마약 유통 의혹은 이 클럽에서 근무했던 직원들이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서 제기했다. “VIP룸에서 마약 투약과 성폭행이 이뤄졌다”거나 “생수에 하얀색 가루를 타서 마시고 코를 풀었다”는 등의 목격담이 온라인 공간에 퍼지면서 의혹을 키웠다. 클럽 측은 마약 투약과 성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이후 진행된 경찰 수사에서도 버닝썬이 손님들에게 조직적으로 마약을 공급한 정황은 잡히지 못했다. 하지만, 버닝썬 직원 등이 마약류를 투약한 혐의는 포착됐다. 서울 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버닝썬 직원 A씨를 22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다수의 마약류를 투약·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A씨에 대한 구속 만료 기한이 도래해 오늘 안으로 검찰에 송치한다”며 “다만 송치가 됐다고 해서 수사가 완전히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마약 유통 경로를 상세히 파헤칠 방침이다.
경찰은 또 버닝썬에서 손님을 유치하고 클럽에서 수수료를 받는 MD로 활동한 중국인 여성 B씨(일명 ‘애나’)의 마약 투약·유통 의혹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결과가 나오는 대로 추가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은 B씨의 투약 여부를 밝히기 위해 B씨의 머리카락과 주거지에서 확보한 흰색 가루 등을 국과수에 보내 정밀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버닝썬 마약공급 의혹 받는 애나’
‘버닝썬 마약공급 의혹’을 받고있는 중국인 여성 ‘애나’가 16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지방경찰청마약수사대 조사실로 향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9.2.16
연합뉴스
연합뉴스
버닝썬 사건의 발단이 된 폭행 의혹은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수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남경찰서 소속 역삼지구대 경찰들이 연루된 사건인데 이 경찰서에서 수사하는 게 맞느냐”고 문제제기했지만 경찰은 “수사를 맡지 못할 제척 사유가 없다”며 강남서에 계속 사건을 맡겼다.
김씨와 버닝썬 클럽 직원들, 경찰이 맞물려 있는 폭행 사건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됐다. CCTV 촬영 시점 등에 따라 해석이 엇갈린다.
경찰은 폭행 의혹 관련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할 계획이다. 조만간 기소 또는 불기소 여부를 정해 검찰에 송치하면 사건을 경찰의 손을 떠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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