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망 증설 비용은 오로지 통신사 몫
“넷플릭스 수익만 챙겨 역차별” 지적도제휴 등 대안 모색하더라도 과제 많아
최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의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화질이 떨어진다”는 항의가 빗발치자 국내 통신사들이 해외망 증설에 나서고 있다.
KT 관계자는 7일 “이달 중으로 해외망을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망 증설 규모나 일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KT는 국내 통신 3사 중 해외망 용량이 가장 크지만, 최근 넷플릭스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해외 트래픽이 몰리는 시간대에 화질 및 속도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KT는 일부 가입자의 문의에 “최근 넷플릭스의 트래픽 급증으로 인해 특정 시간대에는 속도 지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달 초를 목표로 넷플릭스 대역폭 증설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일정은 추후 변경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SK브로드밴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자 지난달 25일 넷플릭스용 해외망 용량을 50Gbps에서 100Gbps로 2배 증설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25일 공개한 6부작 드라마 ‘킹덤’을 시작으로 국내 시장 총공세에 나섰고, 서비스하는 동영상이 풀HD에서 UHD(4K)급으로 진화하면서데이터 용량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국내 기업과 달리 통신사 망 사용료를 전혀 내고 있지 않아 국내 통신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들어가는 망 증설에 따른 부담은 통신사가 고스란히 지고 이익은 넷플릭스가 가져가는 불합리한 구조가 반복되기 때문이다.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 국내 동영상 기업들과의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통신사가 큰 비용이 드는 해외망 증설보다는 넷플릭스와의 협력을 통해 ‘캐시서버’를 구축하는 등 대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제휴 관계를 맺은 상태다.
이용자가 많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터를 미리 저장해 놓는 캐시서버를 통신사 측에 설치하면 해외망 용량을 늘리지 않아도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그러나 국내 통신사들이 넷플릭스와 정식 제휴를 맺기까지는 선결 과제가 적지 않다. KT 관계자는 “협상의 여지는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2019-02-0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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