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로 가는 길’ 캠페인을 진행하는 설치미술가 이효열 작가가 29일 오전 수원톨게이트를 지나며 요금징수원에게 ‘늘 고맙습니다’라는 메모와 함께 장미꽃 한 송이를 건네고 있다. [사진=이효열 작가 제공]
‘늘 고맙습니다.’
요금징수원들에게 감사의 마음과 함께 장미꽃 한 송이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시작한 한 시민의 소식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캠페인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긴이는 설치미술가 이효열 작가입니다. 그는 이번 캠페인에 ‘장미로 가는 길’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효열 작가는 매일 남산 1호 터널을 이용해 출·퇴근한다고 합니다. 그때마다 요금징수원들과 마주하는데, 그냥 지나치기가 미안했다고 말합니다. 하여 그는 ‘늘 고맙습니다’라는 메모와 함께 장미꽃 한 송이를 요금징수원들에게 건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고, 곧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 작가는 서울신문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요금징수원들에게 폭력적인 언행과 성희롱을 일삼고 돈을 던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본 적이 있다”며 “감정적으로 다수를 상대하는 일은 매우 힘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평소 가장 듣기 좋아하는 ‘늘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메모지에 적어서 장미꽃 한 송이와 함께 그들에게 선물하면 어떨까, 그러면 서로의 하루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었다”라며 캠페인 시작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 작가는 막상 캠페인을 시작하려고 하니 걱정이 앞섰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갑자기 모르는 이가 장미꽃을 건네면 놀라지 않으실까 걱정했는데, 모두 기분 좋게 받아주셨다”며 안도하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누군가를 응원하기 위해 시작한 일에서,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이 작가. 그는 “올해 1월부터 캠페인을 시작해 지금까지 총 6분께 실천했다”며 “캠페인을 진행할수록 내가 누군가를 기쁘게 해줄 수 있다는 마음에 정서적으로 되레 행복해진다”고 말했습니다.
이 작가는 모두가 이번 캠페인에 동참하길 바랐습니다. 그는 “곧 설 연휴인데, 톨게이트 요금소를 지날 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면 좋을 것 같다”며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감정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한층 부드러워지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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