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에 ‘어른용 수저’는 인권침해”…초등 교사 인권위에 진정

“초등생에 ‘어른용 수저’는 인권침해”…초등 교사 인권위에 진정

입력 2019-01-18 07:50
수정 2019-01-18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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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과 입이 작은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게 어른이 쓰는 큰 숟가락과 긴 젓가락을 주는 것은 인권 침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국가인권위원회와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오문봉씨가 ‘전국 초등학생’을 대신해 ‘신체 조건에 안 맞는 어른용 수저를 주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취지의 진정을 제기, 인권위가 실태 확인에 나섰다.

인권위는 이달 초 전국 시·도 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일선 학교에서 어린이용 수저를 제공하는지, 학교급식 규정·지침에 식기 관련 내용이 있는지, 학생 신체조건에 맞는 수저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확인해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시중에 판매되는 어른용 수저 길이는 보통 20㎝ 안팎, 어린이용 수저는 15㎝ 안팎이다.

오 교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초등 1~2학년생의 경우 어른용 젓가락이 너무 길어 한 반의 절반이 젓가락을 놓고 밥은 물론 반찬도 숟갈로 먹는다”면서 “고학년생도 젓가락이 손에 안 맞아 11자 형태의 ‘올바른 젓가락질’이 아닌 X자 형태의 젓가락질을 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적합한 식기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교사이자 어른으로서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아이를 배려하고 아이 관점에서 생각하는 사회로 변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 진정을 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597개 초등학교 가운데 수저를 집에서 가져오도록 하는 14개교를 뺀 583개교는 대부분 학생에게 어른용 수저를 준다. 어린이용 수저를 제공하는 곳은 극소수라고 교육청은 설명했다. 다른 지역도 비슷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교육청은 각 초등학교에 상반기까지 어린이용 수저를 제공할 수 있도록 준비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현재 수저를 제공하지 않는 41개 초중고도 수저를 주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 정혜영 집행위원장은 “초등학교 저학년생 수저 문제는 어른들이 관심을 갖지 않아 놓친 문제”라면서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 만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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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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