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까지 나선 ‘학사비리’ 근절, 방법이 없진 않은데…

대통령까지 나선 ‘학사비리’ 근절, 방법이 없진 않은데…

유대근 기자
입력 2018-11-21 18:33
수정 2018-11-2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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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교육청 감사가 가장 쉬운 ‘카드’
외부 기관의 내신 공정성 검증 등도 제안
사학법 개정이 궁극적 해법…실현 가능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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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11.20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11.20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정부가 공교육 정상화 등의 정책 추진에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저변에는 학사비리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제3차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고교 내신 비리 등 학사비리를 ‘생활적폐’로 언급하며 근절을 공개 주문하자 교육당국도 바빠졌다. 학부모들의 ‘내신 불신’이 숙명여고 사태 등을 겪으며 극에 달했으니 신뢰 회복 방안을 찾으라는 지시인데 방법이 없진 않지만 간단하지도 않다.

교육당국이 당장 뽑아 들 수 있는 카드는 학교 감사 강화다. 현재 초·중·고교에 대한 감사 권한은 시·도교육청이 가지고 있다. 교육청별로 감사 인력을 늘리고, 학사비리를 겨냥한 특정감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처벌 수위도 높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 서울교육청은 숙명여고 사건 이후 ‘감사 처분기준’을 개정해 징계 수준을 높였다. 앞으로는 교사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거짓 기재하거나 부당하게 고쳤다가 적발되면 원칙적으로 경고·주의가 아닌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 등 강도 높은 처분을 내리게 된다.

대입 자료로 활용하는 고교 학생부나 내신 성적 등이 공정하게 평가됐는지 검증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교육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등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자율동아리·봉사활동 등 비교과 요소를 줄이고 각 학교 내신 평가 질을 모니터링하는 외부 검증기관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 구본창 사걱세 정책국장은 “미래 사회에 맞는 토론 수업과 논술형 평가 등을 늘리려면 학교 교사들이 학생을 직접 평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영국·독일처럼 비영리기구나 국가기관이 각 학교의 평가 공정성을 살펴보고 문제가 확인된다면 벌칙을 주는 등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사비리를 궁극적으로 막으려면 사립학교법의 대대적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고교 학사비리는 국공립학교보다는 사립학교에서 많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예방하거나 처벌할 법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지역 교육청의 감사 담당자는 “학사비리가 적발된 사립학교에 연루 교원을 중징계하라고 요구해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17개 지역 교육감들의 모임인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도 사학법 개정을 건의하기 위해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사학법 개정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사학들이 ‘학교 자율성을 침해해선 안 된다’는 논리로 강경하게 저항할 가능성이 높고, 사립학교에 호의적인 국회의원들이 많기 때문에 법 개정이 어렵다.

학사비리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은 다음 달 절정에 이를 듯 보인다. 각 시·도 교육청은 최근 5년 간 초·중·고교 감사결과를 다음달 17~21일까지 실명 공개하기로 했는데 학사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적발된 사례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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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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