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열대야에 잠 못드는 밤
재난급 폭염에 대기 정체 바람 안 불어서울 12일째·부산 16일째 열대야 지속
시민들 늦은 밤까지 공원·쇼핑몰 몰려
불 꺼진 아파트
낮에는 찜통더위 밤에는 열대야가 반복되면서 늦은 밤 정전 사고가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지난 1일 밤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 단지에 한국전력의 긴급 복구차량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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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서울의 최저기온이 30.3도를 기록했다. 이는 서울의 하루 최저기온 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내륙에서 30도를 넘는 ‘초열대야’가 나타난 것도 처음이다. 앞서 강원 강릉에서는 2013년 8월 3일 최저기온 30.9도, 지난달 22일 최저기온 31.0도의 열대야가 나타난 바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1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역대 최고치인 39.6도를 기록한 이후 온도가 낮은 곳에서 상대적으로 찬 공기가 유입돼야 하는데 밤새 대기가 정체돼 바람이 불지 않아 가장 더운 열대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인천은 밤사이 29.1도, 경기 동두천은 26.9도를 기록하며 각각 해당 지역의 하루 최저기온 신기록을 세웠다. 이외에 청주(27.9도), 수원·서귀포(27.8도), 대전(27.6도), 부산·광주(27.1도), 대구(25.2도) 등에서도 열대야가 나타났다. 서울의 열대야는 이날까지 12일째다. 부산은 16일째, 광주와 대전은 13일째, 여수는 15일째 열대야가 계속되고 있다. 폭염이 당분간 지속되는 동안 열대야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 만난 아이들
지난달 31일 가족 단위 시민들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물빛광장에 나와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씻어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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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각 구청들도 열대야 피신처를 제공하고 있다. 중구는 도서관 10곳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하고 문 닫는 시간을 밤 10시로 늦췄다. 노원구와 성동구는 무더위 쉼터를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무더위 쉼터에는 베개와 이불도 비치해 신청자에 한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잠을 잘 수 있도록 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2018-08-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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