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검, 3개월간 무고혐의 22건 적발…“장시간 피고소인에 고통, 처벌 필요”

서울 노원구에서 택시회사와 주유소 여러 개를 운영하는 재력가 A(80)씨. 그는 약 7년간 동거한 여성 B(49)씨를 내쫓기 위해 ‘무고(허위고소)’ 계획을 세웠다.

스스로 집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기물을 부순 뒤 “B씨가 집에 무단침입해 물건을 파손했다”는 등의 내용으로 B씨를 무려 6차례나 서울북부지검에 고소했다.

그는 자신의 거짓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택시회사 부하 직원들에게 ‘A씨는 부축해주지 않으면 혼자 걷기도 힘들다’, ‘B씨가 A씨 집에 무단침입해 물건을 부순다’는 등의 허위 진술서를 만들어 서명하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그의 요구를 거부한 직원 2명은 해고를 당하기까지 했다.

A씨는 북부지검의 불기소 결정에 불복해 상급기관인 서울고검에 다시 판단해달라며 항고했으나 이 같은 무고혐의가 드러나면서 결국 자신이 구속됐다.

조사 결과 A씨는 2015년 자신을 60세로 속이고 결혼중개업소를 통해 48세 여성을 만났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실제 나이와 유부남인 사실 등이 발각돼 이별을 통보받자 여성과 중개업소 사장 등을 3차례 허위 고소한 전력까지 있었다.

서울고검 형사부(부장 박순철)는 지난 3개월간 A씨 등 항고사건 무고사범을 22명 적발해 15명을 기소하고 7건을 수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서울고검은 “항고는 고소인의 억울함을 해결해 주기 위한 구제수단”이라며 “피고소인을 오랜 기간 고통받게 하고, 국가 사법기능을 저해한 항고사건의 무고사범은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