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1993년 입학생도 당했다…25년 묵은 ‘여고 성폭력 괴물’

[단독]1993년 입학생도 당했다…25년 묵은 ‘여고 성폭력 괴물’

기민도 기자
입력 2018-04-10 22:40
수정 2018-04-1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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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메모 미투’ 여고 설문

학교측 “그동안 신고 없었다”
졸업생 “학교가 외면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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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고 교내 성폭력에 대한 미투운동이 벌어져 교육청이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8일  서울 Y여고 창문에 학생들이 포스트잇으로 만든 미투문구가 있다.  2018. 4. 8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서울 여고 교내 성폭력에 대한 미투운동이 벌어져 교육청이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8일 서울 Y여고 창문에 학생들이 포스트잇으로 만든 미투문구가 있다. 2018. 4. 8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졸업생들의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메모지를 학교 창문에 붙인 서울 Y여고에서 지난 25년간 교내 성폭력이 지속돼 온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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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Y여고 졸업생들로 구성된 ‘Y여고 성폭력 뿌리뽑기 위원회’가 이 학교 졸업생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996년 졸업생부터 현 재학생까지 성폭력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1996년 졸업생은 “(A교사가) 소파 옆에 앉히고 허벅지 만지고, 어깨동무하듯 어깨를 감쌌다”면서 “20년 전 저희에게 그렇게 했던 그 교사가 여전히 (교단에) 있었다는 것이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이 졸업생이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한 해당 교사는 서울시교육청의 재학생 설문조사에서도 이름이 나와 수업에서 배제된 네 명 중 한 명이다.

2007년 졸업생은 “(B교사가) 애국가를 소리 내 부르지 않는다며 항상 들고 다니던 나무 봉으로 가슴을 찔렀다”고 제보했다. 2009년 졸업생은 “(A교사가) 배꼽과 생식기 사이 예민한 부분을 얇은 회초리로 때리고 상담을 위해 찾아가면 은근슬쩍 허벅지와 가슴을 터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2014년 졸업생은 “(A교사가) 재킷을 들추고 ‘네 속이 궁금해’라며 가슴에 얼굴을 들이댔다”고 증언했다. 현 재학생은 “(C교사가) 어깨동무를 했는데 손이 자꾸 가슴에 닿았고 목과 쇄골 쪽을 만졌다”고 전했다.

교사들의 성희롱 발언은 빈번했고 수위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졸업생은 “비가 오는 날 수업시간에 A교사가 뜬금없이 ‘내가 교장이 되면 학교 천장을 없애 너희를 모두 적셔버리고 싶다’고 했다”고 밝혔다. 2018년 졸업생은 “(D교사가) 졸업사진 찍는 학생에게 ‘술집 여자 같다. 나중에 술집에서 일해도 되겠다’고 했다”고 공개했다. 현 재학생은 “(A교사가) 기지개 켜는 학생에게 ‘오 섹시해’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Y여고 관계자는 “지난 9일 교사 한 명이 추가돼 교사 네 명을 수업에서 배제하고 학생들에게 사과했다”면서도 “그동안 접수된 신고가 없어 교내 성폭력 문제를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피해 졸업생들은 “학교와 교사들이 알면서도 외면했기에 25년간 성폭력 문제가 이어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2010년 졸업생은 “(젊은 E교사) 수업에서 학생들이 성폭력 문제를 꺼냈고, 선생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다 들으셨지만 이후에 바뀐 건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 Y여고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해 관련 의혹들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도 이날부터 피해자에 대한 조사에 돌입했으며 조만간 피의자 조사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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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8-04-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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