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70만명에 엉뚱한 세금 고지서 ‘배달 사고’

서울시, 70만명에 엉뚱한 세금 고지서 ‘배달 사고’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3-06 17:21
수정 2018-03-0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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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전산 오류 추정…‘32조원 규모’ 시 금고 선정 앞두고 미묘한 파장

서울 광화문으로 직장을 다니는 직장인 A씨는 6일 오전 자신의 메일함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도로사용료’ 12만8천여원을 내라는 전자고지서가 서울시로부터 와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시, 70만명에 엉뚱한 세금 고지서 ’배달 사고’
서울시, 70만명에 엉뚱한 세금 고지서 ’배달 사고’ 6일 새벽 서울시 지방세 납부시스템인 ’이텍스(ETAX)’의 전산 오류로 인해 한 시민의 전자고지서가 70만 명에게 오발송 됐다. 시는 ’서울시 도로점용사용료 전자고지 안내메일 오발송 사과 안내’라는 제목으로 ’배달 사고’를 당한 시민 70만명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이택스’(ETAX:서울시 지방세 납부시스템)의 전자고지서에 찍힌 이름은 자신의 이름과는 전혀 무관한 B씨로, 담당 부서는 광진구청 건설관리과로 돼 있었다.

A씨는 “나는 광진구에 살지도 않고, 도로를 점용한 일도 없는데 왜 이런 이메일이 왔는지 모르겠다”며 “첨부파일이 있는데 피싱 메일은 아닌지 매우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처럼 황당한 일이 일어난 것은 시 금고인 우리은행에서 관리하는 ‘이택스’에 이날 오전 전산 오류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날 새벽 시민 B씨의 전자고지서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중복 생성돼 무려 70만명에 달하는 시민에게 송부된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고지서 70만통이 잘못 전해진 것으로, ‘배달 사고’로는 역대급인 셈이다.

시 관계자는 “시가 이를 인지한 것은 오전 8시 40분께”라며 “이택스 홈페이지에는 잘못 보냈다는 사과를 곧바로 띄웠고, 70만명 당사자에게는 낮 12시쯤 사과 메일을 개별적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 금고인 우리은행 전산 시스템 문제로, 이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은 처음”이라고 덧붙였다.

시는 ‘서울시 도로점용사용료 전자고지 안내메일 오발송 사과 안내’라는 제목으로 A씨를 비롯해 ‘배달 사고’를 당한 시민 70만명에게 사과 이메일을 보냈다.

시는 이를 통해 “오늘 받은 이메일은 시스템 오류로 잘못 받은 것”이라며 “첨부 파일은 보안 처리돼 열람되거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없음을 확인드린다. 아침부터 혼선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시스템 점검(우리은행 이택스 운영사업본부)을 통해 추후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현재 전문가들과 함께 시스템 오류 원인을 파악 중이다.

시 관계자는 “추후 원인을 밝혀내면 우리은행 측으로부터 사고 원인을 보고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일이 단순한 ‘해프닝’을 떠나 세간의 주목을 받는 것은 때마침 32조원의 예산을 관리하는 시 금고 입찰 공고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1915년부터 무려 100년이 넘도록 시 금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서울시가 17개 광역 지자체 중 유일하게 단수 금고제를 운영하고 있어 금융권에서 복수 금고제를 시행하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터라, 이번 ‘배달 사고’가 시 금고 선정 과정에 끼칠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한편, 이번 황당한 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측은 서울시도, 우리은행도 아닌 광진구다.

70만명에게 잘못 보내진 B씨의 고지서에는 광진구청 건설관리과 C씨의 이름과 자리 전화번호가 적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광진구청은 온종일 어찌된 일인지 문의하고 항의하는 시민들의 전화로 몸살을 앓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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