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무죄 선고됐던 조윤선 2심 결과도 관심
박근혜 정부 시절 특정 문화·예술계 인사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에 관여한 인사들의 항소심 결과가 이번 주 나온다.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3부(조영철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7명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을 연다.
지난해 7월 말 1심 판결이 나온 이후 6개월 만이다.
항소심 판결의 핵심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모 인정 여부다.
앞서 1심은 김 전 실장 등이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게 한 뒤 이를 정부 보조금 지급 과정에 실제 적용한 행위는 불법이라고 판단하고 김 전 실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공모했다고는 인정하지 않았다.
문화·예술계가 좌 편향돼 있다는 대통령의 인식 때문에 청와대 내에 ‘좌파 배제, 우파 지원’ 기조가 형성되긴 했지만, 이런 사정만으로는 박 전 대통령이 지원배제 범행을 지시 내지 지휘했다고 보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2심에서 박영수 특검팀은 청와대 캐비닛에서 발견한 수석비서관 회의 자료 등을 추가 증거로 제시하며 “박 전 대통령과 김 전 실장이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향후 계획 등을 보고받아 왔다”고 강조했다.
조 전 수석의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가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고 유죄로 나올지도 관심이다.
1심은 조 전 수석이 “정무수석으로서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과 정관주 전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등이 지원배제에 관여하도록 지시하거나 보고·승인 행위를 담당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판단했다. 다만 국회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업무는 상당수가 시민사회 단체와 관련된다는 측면에서 정무수석실의 업무이기도 하다”며 조 전 수석에게 유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말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1심처럼 김 전 실장과 조 전 수석에게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구형량을 들은 김 전 실장은 “법적 문제가 돼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 비서실장인 제게 책임을 묻고 다른 수석이나 비서관들에겐 최대한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호소했다.
막바지를 향해 가는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는 이번 주 그의 핵심 측근들이 줄줄이 증인으로 나온다.
22일 재판엔 안봉근 전 비서관, 25일엔 이재만 전 비서관과 ‘40년 지기’ 최순실씨가 증인석에 선다.
재판부는 이달 말까지 증인신문 일정을 마무리한 뒤 이르면 다음 달 초 결심(結審)공판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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