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주 필사적 저항해 위기 모면…법원 “고의적 살인 의도” 징역2년 선고
아르바이트를 뽑지 않는다는 말에 앙심을 품고 편의점 주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조현병 환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일정한 직업 없이 조현병(정신분열증)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던 이모(32)씨는 지난해 5월 21일 오전 10시께 청주의 한 편의점을 찾아가 사장 A씨에게 다짜고짜 “아르바이트생을 안 뽑느냐”고 물었다.
A씨가 “아르바이트생이 필요 없다”며 거절하자 앙심을 품은 이씨는 이튿날 오전 10시 27분께 다른 편의점에서 구매한 흉기를 들고 A씨의 편의점을 다시 찾아갔다.
당시 편의점에 A씨는 없었고, 그의 부인 B씨가 물품을 정리하고 있다.
이씨는 갑자기 B씨에게 달려들어 흉기를 휘둘렀다. 팔과 허벅지 등을 찔린 B씨는 필사적으로 저항한 끝에 편의점을 빠져나와 목숨을 건졌다.
행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이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씨는 교도소에 들어가고 싶다며 이전에도 두 차례나 강도 범행을 저질렀으나 정신질환 치료를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풀려났다.
재판에 넘겨진 이씨에게 1, 2심 법원은 모두 사회와 격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전고법 청주재판부 형사1부(이승한 부장판사)는 20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씨에게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치료감호시설의 도움 없이 가족 등 주변 사람들의 보살핌만으로는 바로잡을 수 없다며 치료감호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가 극심한 두려움 속에서 신체적·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엄벌을 원하는 점을 고려하면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살인할 의도는 없었다는 이씨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피해자의 복부를 노려 흉기를 휘두른 점을 고려하면 고의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반성의 태도와 개전의 가능성을 보이는 점 등을 들어 검찰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청구는 기각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