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도 당했다, 학폭… 피해자 위해 뭉친 피해자들

# 나도 당했다, 학폭… 피해자 위해 뭉친 피해자들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18-01-18 22:56
수정 2018-01-2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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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가협 우리 아이 행복 프로젝트

“피해자인데도 자식 일이라 소문나지 않게 꼭꼭 숨어서 느끼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누구보다 잘 압니다. 들어줄 귀와 내어줄 어깨가 있기에 위로상담가가 되었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가족들이 또 다른 피해자 가족 돕기에 나섰다. 18년 전 피해 부모들이 모여 시작했던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협의회’(학가협)와 교육당국이 함께 운영하는 ‘우리 아이 행복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서다. 피해 가족 대상 위로 상담, 피해 가족을 위한 힐링캠프, 피해 아동을 보살피는 대학생 멘토링 사업이 주요 프로젝트다.

학가협은 지난 17일 대전에서 열린 성과 보고회에서 지난해 전국 위로상담가들이 595차례 상담을 진행했고, 103 커플이 멘토링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전문적인 상담 교육을 받아야 위로상담가가 될 수 있다. 아동·청소년의 자존감 전부를 파괴시킬 정도로 치명적인 게 학교폭력 피해인데다, 피해 가족들이 분노와 무력감을 동시에 느끼는 처지를 치유하는 일이 쉽지 않아서다. 상담을 하다 보면 집에 틀어박힌 피해 학생들이 분풀이를 가족에게 배출해 어머니가 우울증 치료를 받는 사례가 적지 않고, 폭력 피해를 평소 마뜩지 않던 자녀 행동을 교정하려는 계기로 삼으려는 부모도 있어 가족 갈등이 심각할 때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많은 학교폭력 피해 부모들이 나서서 어려운 교육 과정을 이수한 뒤 위로상담가가 됐다. 전국 4개 권역에 설치된 센터 중 2곳에선 위로상담가 전원이 피해 부모일 정도다. 청소년 상담을 공부하던 중 위로상담가 활동 제안을 받고 “들어줄 귀와 내어줄 어깨를 믿고” 즉시 수락했다는 상담가는 “3년 전 아이의 피해를 알았을 때 어둠 속에 내동댕이쳐진 느낌이었는데, 공감해준 상담가 덕분에 우리 가족이 회복할 수 있었다”면서 “아직 무서워하는 피해자들이 보여 손 내밀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담가는 “첫 상담을 하려는데 오래전 경험했던 내 아이의 아픔이 생생하게 떠올라 겁이 났지만,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 든든함을 전하고 싶었다”고 돌이켰다.
교육부와 17대 시·도교육청,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협의회(학가협)가 지난 17일 대전 라온컨벤션에서 ‘우리 아이 행복 프로젝트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피해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생 멘토링 활동. 학가협 제공
교육부와 17대 시·도교육청,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협의회(학가협)가 지난 17일 대전 라온컨벤션에서 ‘우리 아이 행복 프로젝트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피해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생 멘토링 활동.
학가협 제공
교육부와 17대 시·도교육청,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협의회(학가협)가 지난 17일 대전 라온컨벤션에서 ‘우리 아이 행복 프로젝트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피해 가족을 대상으로 실시한 힐링캠프. 학가협 제공
교육부와 17대 시·도교육청,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협의회(학가협)가 지난 17일 대전 라온컨벤션에서 ‘우리 아이 행복 프로젝트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 피해 가족을 대상으로 실시한 힐링캠프.
학가협 제공
단단해진 피해자들이 또 다른 피해자를 돕는 이 프로젝트는 2015년 시작했다.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지만, 올해 예산 확보가 어려워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태다. 성과 보고회는 그래서 성토장으로 마무리됐다. 위로상담을 받아온 피해 가족들은 “학교폭력 가해자 치유기관은 6813곳인데 피해자를 위한 기관은 28곳에 불과한 것은 비정상”이라며 “피해자가 꽁꽁 숨어 눈에 띄지 않는 봉합 대신 위로와 공감을 통해 피해자를 사회로 복귀하게 하는 해결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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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18-01-19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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