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초등학교 인근 기지국 설치 금지…“법률 위임없이 조례 규정해 무효”
어린이들을 전자파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유치원과 초등학교 인근에 통신기지국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경기도의회 조례는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교육부 장관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경기도의회를 상대로 낸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소송 상고심에서 “조례안에 관한 재의결은 효력이 없다”고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재판부는 “교육감이 유치원 및 초등학교 등을 전자파 안심지대로 지정하면 그곳에서는 기지국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하는 조례안은 영업의 자유와 계약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법률의 위임 없이 조례안이 규정됐으므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경기도의회는 지난해 4월 교육감이 도내 유치원과 초등학교 등을 ‘전자파 안심지대’로 지정하면 근처에 기지국을 새로 설치할 수 없고, 이미 설치된 기지국도 철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전자파 취약계층보호 조례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같은 해 5월 “조례 내용이 국가사무인 데다 통신사업자와 건물·토지 소유자의 권리를 침해한다”며 조례안의 재의결을 요구했다.
이후 경기도의회가 그해 10월 조례안을 원안대로 다시 의결하자 교육부와 과기부가 대법원에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조례안 재의결 무효확인소송은 대법원에서 단심으로 진행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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