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못한 꿈…지지 않는 꽃

피지 못한 꿈…지지 않는 꽃

입력 2017-12-19 22:28
수정 2017-12-19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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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정부 상대 10년 소송 끝 패소 송신도 할머니 별세… 위안부 생존자 32명만 남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일본에 거주해 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 할머니가 지난 16일 도쿄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19일 밝혔다. 95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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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개봉한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에서 밝게 웃고 있는 송신도 할머니. 서울신문DB
2007년 개봉한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에서 밝게 웃고 있는 송신도 할머니.
서울신문DB
송 할머니는 1922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16세 때 중국으로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강요받았다. 1946년 일본 군인과 결혼을 약속하고 일본으로 넘어갔지만 군인이 떠나버렸고 할머니만 일본에 남았다. 1992년 위안부 관련 시민단체와 연결된 뒤 송 할머니를 돕는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이 결성됐다. 이어 송 할머니는 일본에 사는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로는 유일하게 일본 정부를 상대로 사죄와 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송 할머니는 1993년 위안부 강제동원 등에 대해 도쿄지법에 소송을 제기한 뒤 2003년 일본 최고재판소가 상고를 기각해 패소가 확정되기까지 10년간 법정에서 싸웠다. 이 재판 기록은 95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에 담겼다. 영화는 송 할머니의 재판 과정과 일본인 반응 등을 담은 50여개의 비디오테이프가 바탕이 됐다. ‘재일 조선인 위안부 송신도의 투쟁’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영화는 2007년 도쿄에서 처음 상영됐다. 670여개의 시민단체와 개인들이 낸 성금으로 제작된 이 영화에서 “다시는 전쟁을 해서는 안 된다”는 송 할머니의 호소는 깊은 공감을 받으며 개봉 당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긴 법정 투쟁 뒤 패소했지만 “그래도 마음으로는 지지 않았다”는 말을 남겼고, 이 말은 큰 울림이 돼 영화 제목이 됐다.

송 할머니는 지난달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을 맞아 정의기억재단으로부터 ‘여성인권상’을 받았다. 상금 1억원은 전액 다시 재단에 기부했다.

송 할머니의 장례는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에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여성가족부는 장제비를 사후 지원할 예정이다. 외국에 사는 마지막 한국인 위안부 피해자로 알려진 송 할머니를 포함해 올해 운명한 국내외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8명이다.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된 할머니는 국내에 32명만 생존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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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7-12-2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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