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었던 장애학생 부모들 “특수교육계획 잘 이행되길”

무릎 꿇었던 장애학생 부모들 “특수교육계획 잘 이행되길”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2-04 11:06
수정 2017-12-04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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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교육 통한 장애인식 개선 중요…특수학교 선호는 오해”

“계획대로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교육부는 4일 ‘제5차 특수교육발전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장애인 특수학교 22개 이상과 특수학급 1천250개를 새로 만들고 특수교사를 확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특수학교·학급을 연차적으로 늘리겠다는 언급만 담긴 4차 계획에 비해 이번 계획은 훨씬 구체적이어서 특수교육을 확대하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변화를 이끈 이들은 장애학생 부모들이다.

지난 9월 강서구 옛 공진초등학교 터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을 위한 주민설명회에서 장애학생 부모들이 학교 설립을 읍소하며 무릎을 꿇었고, 이 모습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타고 퍼지면서 사회 전반에 ‘특수학교 설립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확산했다.

당시 주민설명회에서 “때리면 맞겠지만, 학교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던 이은자 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그땐 절망스러웠지만, 그 일을 계기로 (이렇게) 특수교육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기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이번 계획 중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 확대와 유아 특수교육 활성화를 위한 시·도별 통합유치원 설립을 특히 반가워했다.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같은 공간에서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배척을 줄일 수 있다고 이 센터장은 설명했다.

그는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의) 물리적 통합도 의미가 없지 않다”면서 “요새 대학생들은 학창시절 좋든 싫든 장애학생과 함께 학교에 다니는 통합교육을 받은 세대여서 장애인을 이전 세대보다 낯설어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서진학교 문제도 결국 장애인을 낯설어해 발생한 것”이라면서 “서진학교 문제가 주목받으면서 ‘장애학생 부모들은 (특수학급보다) 특수학교를 선호한다’는 오해가 생길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애학생 부모는) 통합교육을 선호하지만, 여건이 안돼 어쩔 수 없이 특수학교에 아이를 보낸다”면서 “어릴 때부터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이 한데 어울리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진학교 주민설명회에서 가장 먼저 무릎을 꿇었던 장민희 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 팀장도 이번 5차 특수교육발전 계획을 환영했다.

장 팀장은 “(특수교육은) 장애학생에게 주어져야 할 당연한 권리”라면서 “서진학교 문제로 장애학생 부모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이제라도 조금은 더 나은 계획이 나와 반갑다”고 밝혔다.

그는 “강서구 주민들 가운데도 주민설명회 이후 ‘같은 주민으로서 서진학교 설립 반대가 부끄러웠다’고 말해주신 분들이 많다”면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팀장은 “통합교육을 받은 20∼30대는 그렇지 못한 40∼50대보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다”라면서 “앞으로도 특수교육이 계속 발전해 장애학생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고 ‘더불어 사는 사회’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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