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단정은 신고 33분 만에 도착…전문대원 도착 전 표류 5명 사망
해양경찰청의 수중 수색 전문구조대가 늑장 출동해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를 1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 더 구할 수 있는 생명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3일 해경에 따르면 인천 옹진군 영흥도 앞바다에서 낚싯배 선창1호와 급유선 명진15호가 충돌, 선창1호가 전복됐다는 신고를 접수한 건 이날 오전 6시 9분이다. 해경은 즉각 영흥도 해경파출소에 사고 현장 출동을 지시했다. 파출소 대원들은 고속단정(리브 보트)을 타고 오전 6시 42분 현장에 도착했다. 신고 접수 33분 만이다. 해경 도착 전인 6시 26분엔 명진15호 선원들이 바다에 떠 있는 생존자 4명을 구조했다. 해경은 “대원들이 타고 간 고속단정은 소형 보트에 불과해 손을 쓸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곧이어 오전 6시 56분에는 해경 함정 p12(50t급)가 도착해 표류 중인 5명을 발견했지만 사망한 상태였다.
전복 선체 수중 수색이 가능한 장비와 전문대원을 갖춘 평택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한 것은 7시 17분으로 사고 발생 1시간 8분이 지난 뒤였다. 6시 14분 출동 지시를 받고 6분 뒤인 20분 현장으로 떠나 57분 뒤 도착했다. 평택구조대는 사고 현장에서 8해리(14.8㎞) 떨어진 경기 안산시 제부도에 주둔하고 있다. 한 해경 관계자는 “시속 60㎞로 달리면 20분 내에 현장에 도착해야 하는데, 상당히 늦게 도착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서 25해리(46.3㎞) 떨어진 인천 해경부두의 인천구조대는 7시 36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구조대원들은 힘을 합해 7시 43분쯤 전복된 선체 ‘에어포켓’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3명을 구했다. 이들 중 이모(32)씨는 병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 퇴원했고, 나머지 2명은 집 근처 병원으로 옮길 만큼 건강 상태가 양호했다. 이 때문에 전문 구조대가 좀더 일찍 출동했다면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해경은 “날씨가 좋지 않은 데다 특수장비 등을 준비해야 했기에 현장 도착 시간이 다소 늦었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2017-12-04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