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실이냐 도난이냐’ 거장의 전시작품 감쪽같이 사라졌다

‘분실이냐 도난이냐’ 거장의 전시작품 감쪽같이 사라졌다

입력 2017-11-22 11:05
수정 2017-11-22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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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립미술관 측 쉬쉬하다 담당 직원 훈계하고 마무리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거장 임응식(1912∼2001) 작가의 작품 1점이 전시회 직후 감쪽같이 사라지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전시회를 주최한 부산시립미술관은 이 사실을 수개월 동안 쉬쉬하고 담당 학예사를 훈계 처리하며 사건을 얼렁뚱땅 마무리해 전시작품 관리의 신뢰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2일 부산지역 미술계에 따르면 2016년 12월 22일 개막해 2017년 2월 26일까지 열린 ‘시간의 산책자들-임응식·정인성展’에 전시된 임응식의 작품 ‘환호와 절규’란 제목의 사진 1점이 전시회가 끝날 무렵에 사라졌다.

당시 전시회에는 1950년 전후 부산의 모습을 비롯해 한국 리얼리즘 사진 두 거장의 피란 전후 흑백사진 240점이 전시됐다.

사라진 작품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대여해온 40여점 가운데 1점이다.

미술관 측은 전시회가 끝나고 대여한 작품을 보내기 위해 작품을 내려 포장하는 과정에서 없어진 사실을 뒤늦게 파악했다.

그러나 분실된 것인지 도난된 것인지조차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전시회 도중 작품이 분실되거나 도난되기는 매우 드문 일이다.

한국 리얼리즘 사진의 선구자로 불리는 임응식은 1950년 한국전쟁 때 종군사진가로 발탁돼 인천상륙작전에 투입된 것이 계기가 돼 현실을 그대로 담아내는 ‘생활주의’ 사진, 리얼리즘 정신이 담긴 사진을 남기기 시작했다.

이번에 사라진 작품은 보험가액으로는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지만 그의 작품 구성에 있어서는 가액 이상의 가치를 갖고 있다는 게 미술계의 설명이다.

이 작품이 없어진 사실은 학예사들과 김영순 전 관장이 관장의 업무 스타일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지난 9월께부터 외부에 알려졌다.

미술관 측은 그러나 전시 담당자인 학계사에게 직무상 성실의무 위반으로 훈계 조치만 한 뒤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의회 경제문화위원회는 23일 열리는 부산시 문화관광국 대상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해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자 처벌을 요구할 방침이다.

황보승희 경제문화위원장은 “공공미술관에서 전시 작품이 분실되거나 도난된 사례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다”며 “작품관리와 전시기획 업무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린 이번 일은 담당 직원의 훈계로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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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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