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가족 살해 장남, 수입 없어 처자식 데리고 친척집 전전

용인 가족 살해 장남, 수입 없어 처자식 데리고 친척집 전전

김지수 기자
입력 2017-10-31 09:46
수정 2017-10-3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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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일정한 주거지 파악 안 돼…경제적 문제에 의한 갈등에 무게”

경기 용인 일가족 살해사건의 피의자인 30대 장남이 범행 전 처자식을 데리고 친척 집과 숙박업소를 전전하는 등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해왔던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그간 주변인 조사에서 나왔던 ‘경제적 문제’로 인한 갈등이 범행동기일 수 있다고 보고 피의자의 계좌 내역을 살펴보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용인 가족 살해 장남, 수입 없어 처자식 데리고 친척집 전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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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살인 혐의를 받는 김모(35)씨는 올해 초부터 일정한 주거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의 주민등록상 주거지인 세종시에는 현재 다른 사람이 살고 있다.

경찰은 김씨에게 살해당한 일가족의 유족과 주변인 조사에서 김씨가 올해 초부터 아내 정모(32)씨와 두 딸(7개월·2세)을 데리고 친척 집 등을 전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밝혔다.

범행 한 달여 전인 지난달부터는 숙박업소에 머물러 왔다.

주변에는 “여행을 다니고 있다”는 말로 둘러댔다는 것이다.

김씨는 별다른 직업이 없었으며, 자신이 살해한 어머니 A(55)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아내 정씨도 벌이가 없었다.

경찰은 김씨가 경제적 문제로 A씨와 갈등을 빚은 적이 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김씨가 경제적으로 궁핍한 처지에 몰려 있던 이런 정황을 종합해보면, 경제적 문제로 인한 갈등이 김씨의 범행을 촉발했다는 데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김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바 없어 정확한 범행동기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경찰은 김씨의 정확한 범행동기를 파악하기 위해 계좌 및 통화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경제적 문제가 범행동기일 수 있는 만큼, 김씨의 전체 부채 규모 등을 살펴본다는 취지다.

경찰 관계자는 “경제적 문제가 현재까지 제기된 범행동기 중 하나일 수 있다고 판단, 김씨의 경제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채권·채무 관계를 들여다볼 계획”이라며 “무엇보다 구체적 범행동기 조사를 위해서는 김씨의 국내 송환이 시급해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5시께 용인시 처인구 아파트에서 A씨와 이부(異父)동생인 B(14)군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날 오후 8시께 강원 평창군의 한 도로 졸음 쉼터에서 계부인 D(57)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하고 시신을 차량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범행 이틀 뒤인 23일 오후 아내 정씨와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났다가, 과거 뉴질랜드에서 저지른 절도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돼 구금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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