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제압문건·블랙리스트·보수단체 불법지원…‘위장사무실’ 의혹
검찰, 남재준·서천호·장호중 등 윗선 수사로 확대…관련자들 줄소환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각종 정치공작에서 중추적 역할을 한 의혹을 받는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과 박근혜 정부 국정원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에 ‘가짜 사무실’을 제공해 수사를 방해한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이 함께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박 전 국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25일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위반 혐의로 박 전 국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인 2010∼2012년 2차장 산하 국익정보국 업무를 총괄한 인물로, ‘박원순 제압문건’ 작성에 깊이 관여하는 등 이 시기 각종 정치공작에서 신승균 전 국익전략실장(구속)과 함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심을 받는다.
박 전 국장은 국정원 댓글 사건의 경찰 중간수사 발표가 있었던 2012년 12월 16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과 통화한 사실이 2013년 국회 국정조사특위 조사에서 밝혀지기도 했다.
‘국정원 댓글 수사’를 방해한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돼 같은 날 영장심사를 받은 김 전 단장도 28일 구속됐다.
영장을 발부한 서울중앙지법 오민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라고 구속 사유를 밝혔다.
김 전 단장은 박근혜 정부 초기인 2013년 검찰 특별수사팀이 국정원 심리전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때 관련 없는 다른 장소를 마치 심리전단이 쓰던 것처럼 꾸며 수사에 대응한 혐의(공무집행방해·위증교사)를 받는다.
직원들에게 허위 내용을 암기시켜 수사나 재판에서 정치 댓글 활동이 없었다는 취지의 허위 증언·진술을 하도록 요구한 혐의도 적용됐다.
두 국정원 전직 간부의 구속으로 검찰의 국정원 수사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서천호 전 국정원 2차장과 남재준 전 원장 등 박근혜 정부 국정원 수뇌부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국정원 감찰실장으로서 수사방해에 관여한 의혹을 사는 장호중 검사장 등 현직 검사 3명도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당시 댓글수사 과정에서 벌어진 은폐 행위가 중대한 ‘사법 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김 전 단장 외에 다른 관련자의 추가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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