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에 무너진 비닐하우스…알고 보니 보조금 빼먹고 부실시공

강풍에 무너진 비닐하우스…알고 보니 보조금 빼먹고 부실시공

입력 2017-10-17 11:30
수정 2017-10-1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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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부담금 덜 내게 해줄게” 농민과 짜고 ‘눈먼 돈’ 보조금 11억원 편취

강풍 등 재해에 견딜 수 있는 내재해형 비닐하우스 사업비를 최대 150%가량 부풀려 청구하는 수법으로 11억4천만원 상당의 국가보조금을 챙긴 업자와 농민 6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강원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7일 사업비를 부풀려 공사비를 청구해 보조금을 챙긴 혐의(사기)로 정모(47)씨 등 비닐하우스 시공 업자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자부담금을 업자로부터 되돌려받은 이모(59·여)씨등 농민 50명은 지방재정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정씨는 양구군이 시행한 비닐하우스 보조사업 계약체결 후 이씨 등 농민들과 공모, 최대 150%가량 단가를 부풀려 공사비를 청구하는 수법으로 8억5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업자 남모(46)씨 등은 철원군이 시행한 내재해형 비닐하우스 보조사업을 신청한 농민의 자부담금(50%)을 대납하고 비닐하우스 시공 후 돌려받는 수법으로 2억2천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2015∼2016년 홍천군이 시행한 내재해형 비닐하우스 보조사업을 시공한 최모(39)씨 등 업자 7명도 같은 수법으로 7천900만원의 보조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홍천지역 비닐하우스를 시공한 최씨 등은 강풍 등 재해에 견딜 수 있도록 하려면 땅을 25㎝가량 파고서 비닐하우스를 설치함에도 이를 무시한 채 부실하게 시공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또 비닐하우스 골격을 이어주는 이음새도 인건비와 단가를 낮추기 위해 강판 대신 강선(철사)을 사용해 부실하게 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지난해 5월 3일 홍천지역 강풍 피해 당시 내재해형 비닐하우스가 속절없이 무너졌다.

당시 피해가 부실시공 때문이라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선 경찰은 홍천지역 비닐하우스 부실시공뿐만 아니라 양구와 철원지역 보조금 비리사건까지 확인했다.

경찰은 또 다른 위법 행위가 있는지 도내 시·군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경찰은 “국민 혈세를 낭비하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관리에 직접적인 손실을 초래한 비양심적 보조금 범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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