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버린다’ 남편에 제초제 건넨 부인…자살방조 무죄 확정

‘죽어버린다’ 남편에 제초제 건넨 부인…자살방조 무죄 확정

입력 2017-09-26 13:37
수정 2017-09-2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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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구체적 정황 없고 부부싸움 인한 충동적 사건으로 볼 여지”

부부싸움 후 화가 나 ‘죽어버리겠다’고 말한 남편에게 제초제가 든 병을 건네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방조·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인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26일 자살방조 혐의로 기소된 S(62·여)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S씨는 고기잡이 그물을 분실한 남편과 말다툼을 하던 중 흥분해 ‘죽어버리겠다’고 말한 남편에게 ‘이거 먹고 콱 죽어라’라며 제초제가 담긴 드링크 병을 건네 자살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남편이 숨지기 전에 작성한 ‘신씨가 제초제를 갖다 줬다’는 취지의 자필 메모와 녹음 진술이 유죄의 증거가 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 2심은 “피해자의 메모와 녹음 진술은 S씨가 농약을 건네줬다는 간략한 내용뿐이고, 농약을 건네준 시기와 경위 등 구체적인 정황은 담겨있지 않아 유죄의 증거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피해자가 실제 죽을 마음을 먹고 농약을 마신 것이라기보다는 부부싸움으로 발생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충동적으로 벌인 사건이라고 볼 여지가 다분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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