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찰 보안인력 200여명 줄여 ‘치안 현장’ 배치

[단독] 경찰 보안인력 200여명 줄여 ‘치안 현장’ 배치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17-09-07 22:38
수정 2017-09-08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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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보안국 등 5~10% 감원… “치안 강화” 이번 주 내부안 확정

국정원 개혁 맞물려 추진 가능성… “안보 비상인데 시기 부적절” 지적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와 북한이탈주민 관리 등을 맡고 있는 ‘보안 경찰’ 규모가 대폭 축소된다. 민생 치안과 직결되는 부서 인력을 보강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실험 등 안보 위기 속에 최일선 보안 수사 인력을 감축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경찰청이 일선 경찰서에 보안 수사 인력 조정(감축) 계획을 제출하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의 인력 효율화 방침에 따라 보안 인력을 줄여 치안 현장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감축 인원은 전체의 5~10%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주 내로 보안 인력 감축 방안을 확정 짓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도 “경찰이 내부안을 확정하는 대로 관련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 내 보안 수사 인력은 2100여명으로 파악된다. 감축안이 최종 확정되면 보안 분야 ‘컨트롤타워’ 격인 경찰청 보안국과 서울경찰청 보안수사대에서만 각각 20명 안팎이 줄어들게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는 전체의 10%에 해당하는 200여명의 보안 경찰이 다른 분야로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감축된 인원을 일선 경찰서의 지구대·파출소로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외부 전문가로 꾸려진 경찰개혁위원회도 보안 수사 분야 예산을 감축할 것을 경찰 수뇌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보안 수사 인력 감축 움직임은 ‘보안’보다 ‘민생’에 더 무게를 두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공동체 치안 활성화 ▲사회적 약자 보호 치안정책 ▲신종 범죄 대응을 위한 치안 연구개발 활성화 등 ‘민생 친화적인 경찰’에 방점을 찍었다. 또 지구대·파출소를 추가로 설치해 주민 밀착형 치안 활동을 강화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국가정보원 개혁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내년도 특수활동비 예산을 17.9% 감축하기로 했다. 따라서 국정원이 경찰에 지원하는 ‘대민접촉비’ 용도의 특수활동비도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그 결과 경찰도 자체적으로 보안 인력을 감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안보 위기 속에서 보안 수사 인력을 줄이는 것이 국익과 상반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앞서 경찰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3월 전국 42개 보안수사대가 사용하는 30여곳의 보안분실 가운데 6곳을 줄이고, 외근 보안 수사 인력을 10% 감축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2017-09-0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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