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마음의 불’은 누가 꺼주나…전문 상담사 채용 검토

소방관 ‘마음의 불’은 누가 꺼주나…전문 상담사 채용 검토

입력 2017-08-10 10:03
수정 2017-08-10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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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법상 ‘소방보건의’ 두게 돼 있지만 예산 문제로 유명무실

서울시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등 정신 건강 문제를 호소하는 소방관을 위해 전문 상담 인력을 채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임상병리학이나 심리학을 전공해 전문적인 관련 상담이 가능한 인력을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10일 밝혔다.

당국은 이들을 소방재난본부에 2년 계약직으로 두고, 성과나 수요를 따져 필요 시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상담 인력은 시내 소방서를 돌며 정기·수시로 소방공무원을 만나 상담을 하고, ‘직업병’ 예방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역할도 맡는다.

또 소방공무원의 정신 건강을 들여다보는 건강진단 결과를 분석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각종 프로그램을 맡아 진행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내년 예산을 편성하는 올가을께 관련 항목이 반영되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며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우선 1명이라도 채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화재·재난 현장 최전선에서 시민의 생명을 구하는 소방관의 정신 건강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연구팀이 소방관 212명을 대상으로 업무 중 겪은 트라우마에 따른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PTSS) 여부를 조사한 결과 3명 중 1명꼴인 34.4%(73명)가 관련 증세를 겪고 있다고 조사된 바 있다.

PTSS란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사람이 겪는 악몽, 환각, 불면 등 정신적인 증상을 뜻한다.

또 행정안전부(당시 국민안전처)가 2014년 전국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전수조사한 결과 39%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 우울 장애, 수면 장애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을 앓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문제는 관련 법이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해 전문 의료 인력을 갖추도록 하고 있지만, 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기본법’은 소방청장이나 시·도 지사가 소방관의 건강 관리·상담과 정신 건강 프로그램 운영 등을 위해 의사 자격증이 있는 ‘소방보건의’를 두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의사를 고용하는 데 따른 예산 탓에 서울에는 소방보건의가 1명도 없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관련 법은 소방공무원의 정신 건강 관리를 ‘소방전문치료센터’에 위탁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며 “서울의 경우 경찰병원에 관련 업무를 위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선 소방관들은 경찰병원을 찾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 일반 민간 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고 실비 정산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이 밖에도 시내 소방서마다 2명가량, 총 47명의 ‘동료심리상담사’를 두고 관련 문제를 호소하는 소방관의 상담을 맡기고 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전문가가 아닌 심리상담교육을 받은 일선 소방관이 진행하는 것이어서 전문성과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곤 했다.

이에 따라 최근 소방재난본부를 대상으로 한 서울시 자체 감사에서도 소방관 정신 건강 관리가 전문적이지 못하고, 소방보건의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는 경찰병원이 소방관의 업무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보라매병원과 서울의료원을 ‘119 안심 협력병원’으로 지정해 내년부터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소방 특화 전문병원’을 운영해 업무 환경에 따른 ‘직업병’ 연구를 진행하고, 이전보다 체계적으로 소방관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관리한다는 목적에서다.

시 소방재난본부는 조만간 이들 병원과 이 같은 내용으로 업무협약(MOU)을 맺고, 내년부터 소방관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집중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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