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부스 싫어” 밖으로 나온 흡연자들

“찜통 부스 싫어” 밖으로 나온 흡연자들

박재홍 기자
박재홍 기자
입력 2017-07-27 22:58
수정 2017-07-28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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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방·환기 잘 안 돼 숨쉬기 불편”

금연구역 아닌 서울역 광장 등 주변 공공장소 담배연기 ‘자욱’
‘흡연광장’ 된 서울역 광장
‘흡연광장’ 된 서울역 광장 흡연자들이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흡연부스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다. 서울역 광장에 금연구역 팻말이 있지만 법적으로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지 않아 광장에서 담배를 피우더라도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찜통더위에 냉방도 안 되는 너구리굴(흡연부스)에서 담배를 피우란 말입니까.”(흡연자)

“흡연부스 밖에서 담배를 피우면 어쩌자는 겁니까. 너무 불쾌합니다.”(비흡연자)

흡연자들을 위해 설치된 ‘흡연부스’가 ‘계륵’ 같은 존재로 전락했다. 없애면 흡연이 난무할 게 뻔하고 있어도 큰 효용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로 진입하면서 흡연부스는 푹푹 찌는 더위와 꽉 찬 담배 연기로 마치 ‘화생방실습장’이 돼 버린 모양새다.

27일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에 설치된 흡연부스 주변에 20여명의 흡연자가 옹기종기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부스 안에서도 20여명의 흡연자가 입에 담배를 물고 있었다. 흡연부스와 서울역 출입구 간 거리는 20m에 불과했다. 서울역을 드나드는 일반 시민들은 입을 막고 종종걸음으로 그곳을 지나치고 있었다. 서울역 청소 용역 직원이 “밖에서 피우면 안 된다”고 소리치며 흡연자들을 부스 안으로 몰아넣어도 효과는 잠시뿐이었다. 서울시 간접흡연 피해방지조례에 따르면 ‘지하철역 출입구로부터 10m 이내’까지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게다가 서울역 광장은 광화문광장·서울광장·청계광장과는 달리 시나 구의 조례에 명시된 ‘공식 금연구역’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흡연자가 광장 한복판에서 담배를 피워도 공식적으로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는 의미다. 현장의 흡연부스 밖이 ‘흡연구역’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금연구역’도 아닌 셈이다. 이 때문인지 서울역 광장과 구 서울역사 건물 주변에서 흡연자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서대문구 충정로 국민연금공단 앞에 설치된 흡연부스 역시 부스 안보다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더 많았다. 이곳 역시 금연구역은 아니었다.

서울역 광장을 관리하는 용산구와 중구 관계자는 “구의회 조례를 개정해 서울역 광장을 금연구역으로 지정해야 하는데 흡연자들과 비흡연자들의 민원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현실적으로 지정이 어렵다”면서 “서울시와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역 광장 흡연부스를 관리하는 코레일 관계자는 “현 위치의 흡연부스를 올 하반기 개방형 부스로 시설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내 곳곳에 모두 43개의 흡연부스가 설치돼 있다. 그런데 구청이 관리하는 부스와 민간 업체가 관리하는 부스가 혼재돼 있어 관리 실태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는 ‘흡연부스 설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올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지만 의무 조항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규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폐쇄형 흡연부스를 개방형으로 바꾸고 공공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위치에 설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이의안 서울시의원, 호주 NSW주 주총독 면담 참여… “시민을 향한 책임, 국경 넘어 공감대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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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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