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도 막무가내…고집부리다 급류 휩쓸려 잇단 조난

폭우에도 막무가내…고집부리다 급류 휩쓸려 잇단 조난

입력 2017-07-09 11:38
수정 2017-07-0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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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특보에도 산행 나섰다 고립, 불어난 하천 건너다 급류 휩쓸려

폭우로 불어난 하천을 무모하게 건너려고 시도하다 물에 빠져 변을 당하거나 고립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당국이 사고 위험이 높다고 판단, 하천 접근을 통제하는데도 이를 무시하는고 무모하게 덤벼들었다가 변을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안전불감증이 화를 자초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일 오전 11시 23분께 충북 진천군 문백면 농다리를 건너던 관광객 A(22)씨와 B(33)씨가 불어난 하천물에 빠진 뒤 급류에 휩쓸렸다.

폭우로 하천 물이 불어나자 수난 사고를 막기 위해 이 일대를 순찰하던 의용소방대원이 하천을 건너려는 이들을 제지했지만 소용없었다.

의용소방대원은 “위험하다고 말렸는데 무조건 건너가야 한다며 통제를 뿌리치고 막무가내로 건너려 했다”고 말했다.

고집을 부리던 A씨와 B씨는 돌다리를 건너다 곧 급류에 휩쓸렸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조대가 10여분 만에 구조 로프를 이용해 하천에 빠진 A씨를 구조했지만 B씨는 100여m를 떠내려가다가 50여분 뒤인 낮 12시 10분께 소방항공대 헬기가 동원된 뒤에야 가까스로 구조됐다.

누리꾼들은 “목숨을 건졌으니 다행”이라면서도 “통제를 무시한 무모한 행동으로 인해 애꿎은 헬기와 소방대원 다수가 투입돼 고생했다”고 두 사람을 비판했다.

지난 3일에는 폭우가 쏟아져 물이 급속히 불어난 청주 무심천 돌다리를 건너던 C(87)씨가 물에 빠져 숨졌다.

목격자는 “할아버지가 돌다리를 건너던 중 불어난 물을 이기지 못하고 빠진 뒤 떠내려갔다”고 말했다.

119 구조대는 헬기와 2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사고가 난 무심천 하류를 수색해 실종 지점에서 약 1㎞ 떨어진 사직동 서문교 부근에서 C씨를 발견했지만 이미 싸늘한 주검이 된 뒤였다.

청주시는 이날 오전 물에 잠긴 무심천 하상도로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하천에 접근하지 말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지난 2일 오후 2시 29분께 강원 홍천군 서석면 계곡에서 오모(61) 씨 등 탐방객 12명이 불어난 계곡 물로 고립됐다.

이들은 서울 산악회원들로 산행 후 하산하던 중 갑자기 불어난 계곡 물에 갇혔다가 119구조대에 의해 2시간 30분 만에 구조됐다.

이날 강원지역은 이른 새벽부터 호우 특보가 내려져 있었지만 이들은 예정대로 산행에 나섰다가 아찔한 상황을 맞이했다.

강원소방본부 관계자는 “집중호우 때 계곡이나 하천은 물이 순식간에 불어나기 때문에 안전사고 위험이 크다”면서 “설마하고 방심했다가때를 놓치면 예상치 못한 변을 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충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집중호우가 예보되면 즉시 안전한 지역으로 대피하고, 하천이나 침수위험 지역에서 멀리 벗어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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