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넷’ 폐쇄됐지만…독버섯처럼 번지는 음란물사이트

‘소라넷’ 폐쇄됐지만…독버섯처럼 번지는 음란물사이트

입력 2017-05-26 10:02
수정 2017-05-26 10:0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해외 서버·비트코인 이용…‘꿀밤’·‘AVSNOOP’ 운영자 잇따라 검거

국내 음란물 사이트의 원조 격인 ‘소라넷’이 폐쇄된 이후에도 제2, 제3의 소라넷이라고 불릴 만한 대형 음란물 사이트 적발이 잇따르고 있다.

사이트 운영자들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이용한 금전 거래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음란물 사이트가 독버섯처럼 번지는 추세다.

2015년 말 경찰은 당시 회원 수 100만 명가량인 국내 최대 규모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에 대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소라넷은 1999년 ‘소라의 가이드’라는 이름으로 문 연 사이트로, 초기에는 음담패설이나 노출 사진을 주고받는 수준이었다가 2003년 음란 포털 ‘소라넷’으로 확대 개편한 뒤 회원 수가 100만 명까지 늘어났다.

소라넷에는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한 ‘몰카(몰래카메라)’, 헤어진 연인에게 앙심을 품고 유포한 성관계 동영상인 ‘복수 음란물(revenge porno)’, 원조교제, 불륜, 스와핑, 집단 성행위 등이 담긴 영상까지 마구잡이로 게재됐다.

경찰은 끈질긴 수사로 소라넷에서 운영하는 카페를 잇달아 적발하고, 지난해 4월에는 핵심 해외 서버인 네덜란드 서버를 압수수색해 폐쇄했다.

현재는 해외에 머무르는 운영자를 뒤쫓고 있다.

핵심 서버 폐쇄 후 소라넷은 사실상 문을 닫았다.

그러나 제2, 제3의 소라넷이라 불릴 만한 대형 음란물 사이트는 그 빈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올해 초 소라넷 이후 최대 규모로 일컬어진 음란물 사이트 ‘꿀밤’을 운영한 현직 법무사와 IT회사 프로그래머 등 운영진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2013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일본 성인물, 음란 사진 및 웹툰 등 4만여 건의 음란물을 게시 및 관리하고, 성매매업소 등의 광고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꿀밤의 하루 접속자는 50만 명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달 들어서는 회원 수 121만 명 규모의 음란물 사이트 ‘AVSNOOP’ 운영자와 광고의뢰인 등이 검거됐다.

AVSNOOP은 2013년 말부터 최근까지 운영됐는데, 회원들은 자신의 등급을 높이기 위해 성인 음란물, 유흥업소 정보, 성인용품 몰, 성인방송, 심지어는 아동·청소년 음란물까지 경쟁적으로 업로드했다.

그 결과 AVSNOOP에 게재된 음란물은 총 46만여 건, 일 방문자는 12만 명에 달했다.

두 사이트는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해외에 서버를 두고, 금전 거래 시에는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을 이용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꿀밤이나 AVSNOOP보다 규모는 작지만, 형태는 유사한 음란물 사이트는 독버섯처럼 번지는 추세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의 성매매·음란정보 시정요구 현황을 살펴보면, 2014년 4만9천737건, 2015년 5만695건, 지난해 8만1천898건이다.

이중 ‘접속차단’, 즉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물 사이트(성매매·음란정보) 적발이 크게 늘었다.

접속차단 건수는 2014년 3만7천817건(76%), 2015년 3만7천391건(73.7%)이었다가 지난해 7만3천342건(89.5%)으로 급증했다.

시정된 정보 10건 중 거의 9건이 접속차단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해외에 서버를 둔 음란물 사이트가 워낙 많은 데다, ‘텀블러’(Tumblr) 등 블로그, SNS에서도 음란물이 넘쳐나 ‘접속차단’이 크게 증가한 것”이라며 “국내 사이트는 이용을 해지하거나 게시물을 삭제할 수 있으나, 해외 사이트는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밖에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소라넷 폐쇄 이후 음란물 사이트의 근절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다.

우선 사이버 범죄 적발을 위한 특별단속을 연 1회 실시하는데, 지난해에는 11월부터 두 달간 음란물 사이트를 집중적으로 단속한 바 있다.

최근 대형 음란물 사이트가 잇따라 적발된 것도 집중 단속의 힘이 컸다.

사이버 경찰관을 동원해 상시 모니터링도 계속하고 있다.

인력이 부족한 점을 감안, 사이버 명예 경찰인 ‘누리캅스’와 함께 모니터링에 나선다.

지난해 기준 전국 818명의 누리캅스가 17만 건이 넘는 불법·유해 정보를 신고했으며, 일부는 실제 수사로 이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음란물 사이트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비트코인을 사용하며, 회원 위주의 폐쇄적 운영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방심위 등 관계기관, 민간과 힘을 합쳐 상시 단속체계를 가동, 음란물 사이트를 적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