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정차 1분 넘으면 ‘딱지’… 공감 없는 단속에 ‘화딱지’

주정차 1분 넘으면 ‘딱지’… 공감 없는 단속에 ‘화딱지’

강신 기자
강신 기자
입력 2017-05-22 22:38
수정 2017-05-2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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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CCTV 불법 주정차 단속 5분→1분 기준 강화 논란

이달부터 횡단보도·교차로 등 주정차 금지 구역에서 차를 댄 지 1분이 넘으면 무조건 단속하는 서울시의 ‘폐쇄회로(CC)TV 불법 주정차 단속 기준’에 대해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주정차 허용시간을 기존의 5분에서 1분으로 대폭 줄였는데, 특히 택시와 트럭 운전자들이 생계를 막는다며 항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25개 구청 중 단 3곳만 선별적으로 ‘1분 단속’을 시행 중이다. 사회적 합의나 홍보가 충분치 않은 상태에서 강행한 일방적인 정책 집행이 원인으로 꼽힌다.
●항의 쏟아져 5월엔 단속하지 않기로

22일 택배기사 김모씨는 “차를 세워 놓고 뛰어가서 배달을 한 다음 혹시 CCTV에 찍힐까 다시 차에 타서 조금 이동하고 다른 물건을 배달한다”며 “주정차 허용 시간이 5분일 때에도 과태료를 문 적이 있는데 1분은 정말 비현실적인 시간”이라고 하소연했다. 주정차 단속용 CCTV는 제한 시간마다 사진을 찍어 차량이 같은 자리에 있을 경우 단속한다. 시간 안에 차량을 조금이라도 움직여야 단속을 피할 수 있다.

택시운전사 김모(60)씨도 “대부분 택시 승강장은 접근성이 너무 떨어져 승객이 있을 만한 곳에 대기해야 한다”며 “곳곳에 택시가 있어야 시민들도 편리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시민 전모(35)씨는 “잠시 빵이나 담배를 살 때도 주차장을 찾아가라는 얘기인데, 캠페인보다 단속부터 운운하니 세금 걷으려는 꼼수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시민 항의가 쏟아지자 5월에는 단속을 하지 않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이미 단속한 건에 대해서는 안내문 정도의 우편물을 발송할 계획”이라며 “자치구에는 자율적으로 판단하라는 지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행 과정에서 충분히 홍보를 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 “1분 단속을 계속할지 여부는 6월 20일쯤 열리는 구청장 협의회에서 논의하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지난달 3일 관련 정책을 발표하면서 시행일을 5월 1일로 잡았다. 횡단보도, 교차로, 정류소, 어린이·노인 보호구역, 자전거 전용도로가 단속 대상이었다. 발표 이후 시행까지 1개월도 걸리지 않은 셈이다.

현재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 중구, 강동구 등 3곳만 교통체증구간에 선별적으로 1분 단속을 시행하고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CCTV 253개 가운데 남부터미널·사당·고속터미널에 각각 2대씩, 우선 6대만 1분 단속을 할 수 있게 설정했다”며 “불법 주정차 근절에 효과가 있을 경우에 확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강남구 관계자는 “앞서 시행한 자치구들이 주민 민원에 시달리고 있어 어떻게 해야 할지 내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수 감소 방안 강구해야”

다만 주정차 단속 강화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의 목소리도 많았다. 시민 김모(30·여)씨는 “사거리에서 우회전하는데 코앞에 불법 주정차를 한 차량 때문에 아찔했던 경험이 여러 번 있다”며 “시민 전체의 안전을 생각해 단속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일부 운전자가 2~3분마다 조금씩 움직이는 식으로 단속을 피하고 있기 때문에 주정차 허용 시간을 대폭 줄이는 것은 찬성한다”면서도 “규제만 강화하는 식의 정책만으로는 시민들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장기적으로 도로 면적에 비해 너무 많아진 자동차 수를 제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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