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해 DNA 분석, 한 달 걸리는 이유는

세월호 유해 DNA 분석, 한 달 걸리는 이유는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7-05-08 22:20
수정 2018-11-26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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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염분·칼슘 제거에 20일 소요
머리카락·혈액보다 DNA 적고 부패로 골수 없으면 감식 불가


세월호가 침몰했던 해역을 수중수색한 지 26일 만인 지난 5일 희생자 유해로 추정되는 사람뼈 한 점이 나왔다. 그러나 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분을 확인하기까지 한 달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최영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은 이에 대해 “뼈는 유전자 감식을 통한 친자 확인 과정이 혈액이나 머리카락 등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우며, 뼈가 있다고 해서 무조건 DNA가 검출되는 것도 아니다”라고 8일 밝혔다. 그는 특히 “뼈 안에 골수가 남아 있어야 하고, 그중에서도 DNA 확인에 적합한 조직을 찾아내야 한다”며 “염분 제거 등 전처리 과정을 포함하면 한 달이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강상피세포, 혈액, 머리카락 등으로 하는 친자 확인은 하루 이틀이면 충분하지만 그와는 차원이 다를뿐 아니라 아예 신원 확인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국과수에 따르면 뼈에서 DNA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칼슘 성분을 제거한 뒤 정제 작업을 거쳐야 하는데 칼슘 제거 작업에만 길게는 20일 이상이 걸린다. 국과수 관계자는 “딱딱한 뼈에서 칼슘을 빼내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야 DNA 추출 등 실험이 가능한데, 이 과정이 뼈의 상태에 따라 2~3주가 걸린다”고 설명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2014년 6월 백골로 발견됐을 때도 DNA 검출에 4주가 걸렸다.

국과수는 3년간 바다에서, 특히 미생물이 많이 사는 펄 속에 뼈가 묻혀 있었을 경우 부패 가능성이 높아 유전자 감식이 안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과수 관계자는 “뼈에는 DNA양이 많지 않아서 상태가 좋지 않으면 검출이 안 될 수도 있다”며 “다만 일반 유전자 감식 과정에서 쓰이는 염색체 내 핵이 다 파괴된다 해도 모계에서 유전되는 미토콘드리아는 상당 기간 보존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친자 관계를 확인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과수는 DNA 대조를 위해 시신 미수습 희생자 가족들의 구강상피세포 등을 확보했다.

세월호 현장수습팀은 이날도 단원고 학생들이 머문 세월호 4층 객실을 수색했지만 유해 추가 발견에는 실패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2017-05-0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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