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 대통령, ‘IMC’ 전문용어 설명하며 KT 인사청탁 지시”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기업 광고에 관련한 비위 정황을 진술하며 “강하게 말하지 못해 후회한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안 전 수석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광고감독 차은택(48)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과 단독 면담에서 서류봉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서류봉투에는 차씨와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실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의 소개 책자가 담겨 있었다.
검찰이 “조사를 받으며 ‘박 전 대통령에게 봉투 전달이 부적절하다고 보고하지 못해 핵심참모로서 후회스럽다’고 진술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안 전 수석은 “검찰 조사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생각은 지금도 그렇다”고 답했다.
안 전 수석은 “각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광고회사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대통령에게) 말했다”며 “더 강하게 말하지 못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또 안 전 수석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이 IMC(통합마케팅)와 같은 전문용어를 설명하며 KT에 인사청탁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안 전 수석은 KT 인사청탁 경위를 검찰이 캐묻자 “대통령이 홍보분야에서 유능한 이동수라는 사람을 고려하라고 지시해 황창규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씨는 2015년 2월 KT에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입사하고 나서 그해 11월 마케팅 부문을 총괄하는 IMC 본부장으로 보직이 변경됐다.
안 전 수석은 “이동수 본부장의 경우 저는 IMC라는 용어 자체도 몰랐는데 대통령이 설명해줬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정확하게 어떤 설명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IMC가 무슨 의미인지 (대통령이) 말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안 전 수석보다 IMC와 같은 전문용어를 더 잘 알고 지시한 것이냐”고 재차 물으며 박 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인사청탁을 지시한 정황이라는 진술 취지를 거듭 확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