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영, 지시 준수 안 해”…“사무총장이 괴롭다고 여러차례 상담”
정동춘 K스포츠재단 전 이사장은 고영태 더블루K 전 이사가 고압적인 자세로 자신을 대했다고 증언했다.증인 출석 정동춘 전 이사장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4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 자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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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자리에서 고씨가 K스포츠재단의 정현식 전 사무총장과 김기천 전 감사를 “자르라”고 주문하자 정 전 이사장은 “상당히 당황스러웠지만 일단 알아는 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해고 사유로는 정 전 사무총장이 건강이 좋지 않아 아프리카 순방에 동행할 수 없다는 점, 김 전 감사는 정 전 사무총장의 선배로서 재단 일에 간섭이 심하다는 점 등을 들었다는 게 정 전 이사장의 설명이다.
정 전 이사장은 “고영태씨는 고민우 이사로 불렸는데 당시 정 사무총장에게 ‘고민우의 존재가 뭐냐’고 여러번 물었던 기억이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고씨의 대학 동기이자 친구인 K스포츠재단의 노승일 부장, 대학 후배인 박헌영 과장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증언을 내놨다.
우선 정 전 사무총장이 노 부장, 박 과장 등 직원들의 행동 때문에 괴롭다고 신상 상담을 한 사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노 부장과 관련, “제가 사소한 의견을 제시하면 감정 조절이 안 돼서 소리를 치거나 문을 쾅 치고 나가는 일이 10여 차례 있었다”며 “이대로 두면 지장이 많을 것 같아 강하게 몇 차례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워낙 감정 조절이 안되고 폭행, 폭언이 잦아지니까 꼭 이 사람을 안고 가야 하느냐 징계를 생각했다가 포기했던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과장에 대해서는 근무 태도를 문제삼았다. 정 전 이사장은 “박 과장이 더블루K에 작업하고 다음 날 정오나 오후 1시에 나오거나 아예 안 나오는 날도 있었다”며 “직원이니 내 지시에 따라야한다고 수차례 경고를 했지만, 좋아졌다 심해졌다를 반복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이사장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와 측근이던 고 전 이사가 돌아서면서 박 과장이 자신을 찾아와 “갈 데가 없다. 살려달라”고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박 과장은 고 전 이사가 최씨에게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추천해달라고 했고, 친척을 통해 재단 상황을 염탐했다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고 전 이사가 ‘공사치는 선수’라거나 ‘마약을 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등의 언급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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