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교체 환풍기 제대로 고정안해…지하철 참사날뻔

당일 교체 환풍기 제대로 고정안해…지하철 참사날뻔

입력 2017-02-12 20:11
수정 2017-02-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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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하철 환풍기 충돌사고는 전형적인 ‘인재’ 지적

12일 오후 부산지하철 1호선의 지하 선로에서 대형 환풍기가 떨어져 전동차와 충돌한 사고는 부실 작업으로 인한 전형적인 인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일 밤사이 사고 현장의 환풍기 교체 작업을 하면서 고정을 제대로 하지 않아 환풍기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외주업체가 전동차 운행이 중단되는 사고가 나기 앞서 이날 오전 1∼4시 사고 현장의 환풍기를 대용량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했다.

기존 환풍기를 뜯어내고 가로·세로 2.4m, 폭 80㎝인 신형 환풍기를 이어가는 작업이었다.

화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선로로 끌어들일 수 있는 공기의 양을 늘리기 위한 조처로 열흘간의 일정으로 이날 시작했다. 그러나 추가 작업을 해야 하는 업체 측이 환풍기를 임시로 고정하면서 제대로 붙이지 않은 것이다.

이후 이날 오전 5시께부터 운행을 재개한 전동차가 사고 구간을 끊임없이 시속 50㎞ 정도의 속력으로 달리며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터널 안이라 지하철 운행에 따른 풍압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철 전동차가 일으키는 풍력은 부실하게 고정한 환풍기를 계속 흔들었고 이로 인해 나사가 풀리면서 환풍기가 떨어진 것으로 부산교통공사는 보고 있다.

환풍기 교체작업을 한 뒤 사고가 날 때까지 전동차들이 60차례 가량 지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간이 다른 곳처럼 역 사이 간격이 길었다면 전동차 운행속도가 시속 60㎞ 이상으로 높아져 환풍기 붕괴사고가 더 일찍 발생하고, 더 심각한 충돌사고를 냈을 수도 있다.

이날 환풍기와 전동차간 충돌 사고로 전동차의 맨 앞 기관사실과 바로 뒤 2개 칸의 진행 오른쪽 방향에 있는 유리 10여 장이 박살나거나 금이 갔다.

승객 2명이 경상을 입고, 다른 승객 1명은 대피 과정에 타박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부산교통공사의 한 관계자는 “업체 측이 추가 작업을 위해 환풍기를 임시로 고정하면서 나사를 제대로 죄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공사도 관리, 감독을 게을리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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