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영 K재단 과장 증언…“5% 넣어야 안종범·김종 계약 장소 온다고 해”
‘비선 실세’ 최순실(61)씨가 체육시설 전문업체인 스위스 누슬리사와 더블루케이 간 국내 사업권 게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5% 영업 수수료’를 다급히 계약서에 넣으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안종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을 누슬리사와의 계약 장소에 ‘등장’시키기 위해 지렛대로 ‘5% 수수료 명시’를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박헌영 K스포츠재단 과장은 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최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누슬리사와 더블루케이 간 계약 과정에 안 전 수석 등 두 사람이 배석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박씨는 “누슬리사에 신뢰를 보여주기 위해 안 수석이나 김 차관이 나오게 하는 게 맞을 것 같다고 얘기가 됐다”며 “최씨가 협약서에 반드시 ‘영업수수료 5%’를 명시해야 두 사람이 그 자리에 올 거‘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최씨 지시에 따라 박씨는 누슬리사와의 미팅 장소에 협약서 파일이 담긴 노트북을 들고 가 그 자리에서 협약서를 수정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누슬리와 간단히 협의한 내용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없었다”며 “’5%‘라는 수치를 내가 (타자로) 쳐 넣으면서 누슬리에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
이에 누슬리 관계자들은 “우리는 손해볼 게 없다. 해외 어느 나라에 진출해도 에이전시에 5% 수수료를 주는 건 회사 내부적으로도 정해져 있다”고 말하며 계약을 확정했다고 한다.
박씨는 미팅 장소에서 잠시 빠져나가 최씨에게 상황 보고를 했고, 이에 최씨가 “안종범, 김종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40분∼1시간 후에 안 전 수석과 김 전 차관이 순차적으로 계약 장소에 들렀다 갔다는 게 박씨 주장이다.
박씨는 “두 사람이 온다는 걸 현장에서 누슬리 측에 얘기했다”며 “자기네들도 즉석에서 검색해보고 두 사람 얼굴이 맞으니 굉장히 당황하는 눈치였다”고 증언했다.
이때의 계약을 통해 더블루케이는 누슬리사의 국내 사업 독점권을 따낸다.
특검은 최씨나 정부 관계자들이 누슬리사가 평창동계올림픽 공사를 수주할 수 있게 도우려 한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누슬리가 평창올림픽 주요 시설물 공사를 수주했다면 국내 독점 사업권을 가진 최씨 측은 수수료 등을 포함해 최소 수백억원대의 막대한 이익을 챙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