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조사 통해 밝혀야” 문제 제기…법원 “크게 문제될 것 없어”
‘국정 농단’ 사건의 장본인으로 지목돼 구속기소 된 최순실(61·최서원으로 개명)씨 측이 5일 첫 재판에서 “검찰이 입증된 사실인 것처럼 공소사실을 밝힌다”고 문제 삼으며 날을 세웠다.최씨 측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이 공소사실 요지를 설명하기 위해 파워포인트 자료를 법정 내에 설치한 화면에 띄우자 “이건 조사를 통해서 구체적으로 밝혀져야 할 부분인 것 같은데 (마치) 확인된, 입증된 사실인양 표현(프레젠테이션)하는 것은 재판 공정성에…(문제가 생길 수 있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재판부에 “이의가 있다”며 “공소사실 요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는 것 같다”며 이의 제기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칙적으로는 공소사실 전체를 낭독하게 돼 있는데, (검찰이) 그 내용을 요약해서 이해하기 쉽게 PPT를 한다는 것”이라며 “일반 다른 사건도 이렇게 진행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이 변호사는 검찰 공소사실 진술이 끝나자 “검찰이 공소사실을 거의 다 읽는 상태가 돼서 균형이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자신에게도 기회를 달라고 해 의견을 자세히 진술했다.
최씨 측은 이미 앞선 공판준비 기일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취지로 의견을 밝혔지만 ‘검찰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이유로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이 변호사는 또 수사 단계에서 최씨가 부당한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수사 당시) 담당 검사가 최씨에게 ‘계속 물을테니 사실이 아니면 진술을 거부하라’고 말한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에 관해 재판부는 “위법에 해당하는지는 재판부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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