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짓게 해주고 높이 제한 없애…인허가 속전속결
500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 이영복(66) 회장이 잠적 100여 일 만에 붙잡히면서 엘시티 사업이 어떤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인허가부터 사업 추진 과정에 숱한 특혜 의혹과 광범위한 정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아 2019년 완공할 예정인 엘시티는 해운대해수욕장과 맞닿은 옛 한국콘도, 옛 국방부 땅 등을 포함한 미포지구 6만5천㎡에 건설되고 있다.
101층짜리 1개 동, 5층짜리 주터타워 2개 동으로 건설되고 있으며, 여기에 58∼78평형 등 공동주택(아파트) 882가구를 비롯해 561실 규모의 레지던트 호텔, 296실짜리 6성급 관광호텔, 쇼핑타운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사업비만 2조7천억 규모다.
처음부터 이런 초대형 럭셔리 주상복합단지로 출발했던 것은 아니다.
1990년대 중반 미포에 자리한 옛 국방부 땅을 대상으로 한 부산시의 종합해양온천지구 개발 구상에서 출발했다.
재원 부족 등의 문제로 표류하던 이 구상은 2007년께 민간자본 유치를 통한 사계절 체류형 리조트 개발 사업으로 변경됐다.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는 당시 민간사업자를 공모하면서 부지 앞쪽에는 바다 조망권을 해치지 않도록 건물 높이를 60m로 제한했고, 주상복합 아파트를 포함한 공동주택 등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때 이 회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청안건설 컨소시엄(현재 엘시티)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후 과정은 이 회장이 소유한 건설회사가 1990년대 초·중반 부산 사하구 다대동 임야 42만2천여㎡를 사들인 뒤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일반주거용지로 용도변경해 1천억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챙긴 것과 비슷하게 진행됐다.
부산시 등은 2009년 12월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열어 엘시티 부지를 ‘중심지 미관지구’에서 ‘일반 미관지구’로 용도를 변경, 아파트를 지을 길을 열어줬다.
또 건물 높이 제한을 풀었다. 101층 랜드마크 동의 높이는 무려 411.6m에 달한다.
사업이 구체화한 후 인허가 과정에는 환경영향평가가 면제됐다. 엘시티가 들어서면 주변 교통대란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교통영향평가를 손쉽게 통과하기도 했다.
옛 국방부 부지 5만10㎡였던 사업부지도 옛 한국콘도와 주변 지역으로 확대돼 6만5천㎡로 넓어졌다.
이 과정에 지역 시민단체가 ‘특혜 의혹’을 제기해 논란을 빚었고, 보상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불거져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지만 문제없이 넘어갔다.
국내 건설사와 금융권이 경제성 부족을 문제 삼아 사업 참여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자 엘시티는 2013년 10월 중국건축(CSCEC)이 시공을 맡는다고 발표하고 곧바로 첫 삽을 떠 화제가 됐다.
그러나 중국건축이 1년 6개월 만인 지난해 4월 손을 털고 나갔고, 지난해 7월 뜻밖에 포스코건설이 책임시공을 맡았다.
또 BNK 금융그룹 부산은행 등 금융권이 1조7천800억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을 책임지기로 하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공동주택(아파트) 엘시티 더 샵 분양은 또 한 번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2천730만원으로 책정돼 역대 부산에서 분양된 아파트를 통틀어 가장 비싼 분양가를 기록했다.
특히 320㎡(97평형) 펜트하우스 분양가는 67억6천만원으로, 국내에서 정식 모집공고를 내고 분양한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중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초고가 논란에도 1순위 청약(839가구 모집, 특별공급 43가구 제외)에 1만4천여 명이 몰렸고, 2가구를 모집하는 244.61㎡ 평형(펜트하우스) 경쟁률은 68.5대 1을 기록,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마저 ‘과열’을 우려하기도 했다.
분양 당시 시행사가 청약률을 높이려 5만원권 백화점 상품권을 사은품으로 제공하며 소위 아줌마 부대를 동원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투기수요’를 주된 요인으로 지적했다.
분양 직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의 웃돈이 붙은 엘시티 분양권 전매가 극성을 부렸고, 미처 전매하지 못한 분양자 120여 명은 수억원대에 달하는 계약금을 못내 분양권을 회수당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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