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설비도면 러시아·인도에 빼돌려…100억대 피해

현대·기아차 설비도면 러시아·인도에 빼돌려…100억대 피해

입력 2016-11-03 12:20
수정 2016-11-0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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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제조 핵심인 ‘기계팔’도면·검사기준서 넘겨

국내 유명 자동차 업체의 설비도면 등을 국외로 빼돌려 100억대 손해를 입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영업비밀을 해외 자동차 업체에 빼돌린 혐의(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로 협력업체 A사 대표 박모(59)씨 등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박씨 등은 2013년 1월 피해 회사의 ‘차체 검사기준서’를 인도의 자동차 회사에 불법 유출했다. 이 문서는 자동차 부품 사이의 간격이나 용인 가능한 오차 범위를 정해놓은 것으로 품질경쟁력에 직결되는 영업비밀이다.

이들은 자동차를 제작하는 데에 사용되는 ‘기계팔’인 ‘지그 설비’ 설비도면도 외국 회사에 빼돌렸다. 지그 설비 역시 자동차의 품질을 결정짓는 영업비밀이다.

현대·기아차그룹으로부터 지그 설비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는 A사는 이어 러시아 자동차 회사로부터 비슷한 프로젝트를 따냈다.

박씨 등은 현대·기아차그룹의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확보한 지그 설비도면을 마치 자신들이 연구해 개발한 결과물인 것처럼 속여 러시아 회사가 지그 설비를 만드는 데에 도움을 줬다.

결국, 현대·기아차그룹의 중요 기술이 박씨 일당을 통해 인도와 러시아로 고스란히 넘어간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범행으로 현대·기아차가 입은 피해액은 118억원에 달한다.

경찰 관계자는 “다른 협력업체의 영업비밀 유출 행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국정원 등과 공조해 관련 첩보 수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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